사랑하는 주현에게

보고싶다!!

여디디아 2005. 5. 4. 18:32

사랑하는 아들 주현아!!

봉긋거리며 피어나던 봄꽃들이 어느새 자취도 모르게 떨어진 자리에 파릇한 이파리가 지나는 봄을 아쉬워하며 일찍 찾아든 여름날씨에 반짝거린다.

지구온난화가 됨에 따라 겨울이 짧아지고 봄이 옅어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때,

하나님이 우리를 통하여 즐기게 하시고 누리게 하시고 보관케 하신 자연을 우리는 우리의 욕심따라서 잘못 사용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설겆이를 할때도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수세미를 보아야 그릇이 닦아지는 듯하고, 빨래를 할때도 몇번씩을 헹구어내도 비눗거품이 보글거려야 깨끗하게 세탁되는 줄 알고, 머리를 감을땐 손에 가득한 샴푸를 느껴야 하고, 머릿결을 위한답시고 린스를 사용함으로 다시 물을 허비하고, 기름진 땅에 온갖 유해물질을 부은 우리의 행위가 가져온 결과의 부산물이 아니겠니?

계절은 늘 제 위치를 찾아 여름이면 여름다워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내 신념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뚜렷한 사계절을 보내심은 확실한 이유가 있기 때문임을 잘 알기에 말이다.

사랑하는 주현아!!

어제 네 전화를 받고 엄마가 많이 울었다.

지금껏 같은 신병들끼리 와글거리다가 뿔뿔이 흩어진채, 달랑 혼자만이 남아서 본격적인 군 생활을 시작하는 네가 그렇잖아도 염려가 되었었는데..

같이 남은 동기는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으니 혼자일 수 밖에..

며칠전만 해도 이렇게 흩어지는 동기들의 정듦이 이렇게 큰 힘인줄 몰랐었지?

어제 전화를 걸어 한참을 울고 있는 너에게  난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누가 너를 괴롭혔냐고, 억지로 담배를 피우게 했느냐고, 신참이라 때렸느냐고..

억지같은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자대에 배치받아 첫 날이라 그런가보다라며 울고 있는 너를 내가 어찌해야할까.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어  집에가서도 한참을 울었단다.

오늘 이모와 이야기하면서 이모와 같이 또 울고...

너의 절박한 외로움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해져왔다.

사랑하는 주현아!!

하나님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축복하시는지..

내 모든 기도의 응답이 때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을 느끼니 감사할 수밖에 없구나.

좋은 부대와 좋은 상사와 신앙의 동료들을 만나기를 기도하는데, 일단은 좋은 부대에 남게됨이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상사와 동료들도 만나게 하시리라 믿어.

신병교육대를 떠나 사흘을 머무는 연대에 네가 남게된 것은 분명한 하나님의 예정하심과 우릴 향하신 커다란 은혜일 것임을 잊지말자.

그리고 어제 국방부에서 발표한 70일이 되면 신병들 면회가 허락되어지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6월1일이면 정확히 69일이 되는 네가 가장 빠른 수혜자가 될 줄이야..

하나님이 우리를 아심으로 남들보다 한달이나 빨리 마주 볼 수 있게 하시는구나.

어제 엄마의 말에 너도 그렇다고 했지? 이 모든것이 하나님의 은혜란걸 말이다.

정말 더 이상은 생각할 수가 없다,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란것 외에는...

사랑하는 아들 주현아!!

울지마라. 그리고 힘을 내라.

네 곁엔 언제나 하나님이 계시고 엄마와 아빠가 있지않니?

지금의 외롭고 고단한 마음까지도 잘 견뎌다오.

강하고 담대하여 멋진 사나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어다오.

6월 4일 토요일에 너를 보러 엄마가 달려갈께.

사랑하는 너를 안으며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할께.

주현아!!

울지말고 강하고 담대하여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란 그것뿐이구나.

여전하신 하나님께서 너를 지키시고 너의 앞날을 축복하신단다.

지금쯤 저녁식사후 고참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바짝 든 군기를 어쩔수 없어 속울음을 울고 있을까.

사랑하는 주현아!!

성가대를 하겠다던 네 말이 감사하구나. 군대에서 열심히 하나님을 섬겨 네 신앙이 엄마보다 훨씬 커지길 바래본다.(참 아빠가 제대후에 신학한다고 하는것 아니야?라더라.ㅋㅋ)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  네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집으로..

언제나 너를 기다리는 집으로 말이다.

너를 그리워하며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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