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아!!
봄비가 작정이라도 한 듯이 내리는구나.
봄비라고 부르기엔 약간 무리가 있는 듯 싶을만치 성깔있게 갈기는구나.
아침부터 날씨가 꾸무레 하더니 내 마음도 덩달아 흐려지고 말았단다.
요즘들어 부쩍 네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더구나.
오늘 점심시간에 이모랑 같이 네 이야길 했지 뭐야.
이모도 지나가는 군인들이 예사롭지가 않고 어제는 불을 끄는데 군인들이 보이길래 행여 네가 보일까봐 텔레비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지 뭐냐.
점심식사 후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더구나.
점심 먹으러 들렀더니 군사우편이 왔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쏟아지더구나.
입대하는 너의 뒷모습에서도 흐르지 않았던 눈물, 그래서 계모라는 말까지 들었었는데,
네가 입고 갔던 푸마에서 나온 츄리닝이 배달되어 왔을 때조차 옷일 뿐이라며 눈물을 흘리지 않았었는데, 오늘 네 편지가 왔다는 소식에 그만 둑이 투둑 터지듯이 눈물보가 터지고 말았단다.
잘 지내고 있으리란 생각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적응하고 있으리란 생각에 안도함일까?
보름이 될 동안 모습한번 보지 못한 그리움일까?
당장이라도 집으로 달려가 편지를 읽고픈 마음을 참느라 오후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목이 메이는 사무침을 이기지 못한 채 혼자서 조금 울었단다.
고생할 네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적응하려는 네 모습이 대견키도 해서.
어쩌면 내가 편하기 위해서 너를 지나치게 어른으로 여겼던 것 같기도 해.
잘 하리란 믿음과 하나님이 지켜주시리란 믿음은 결국 내가 견딜 수 있는 비빌 언덕이 아니었던가 싶어.
주현아!!
집 걱정은 하지 말고 건강하게 훈련 잘 받았으면 좋겠다.
힘든 건 말해서 뭣하겠니? 이것 역시 네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여기며 무망함 대신 소망함으로 견디고 이겨주길 바래.
주현아!!
봄비가 여전히 사납게 내리고 있다. 퇴근을 기다리는 나는 어느새 네 편지가 아닌 너를 기다리는 간절한 심정이 되었고 말이다.
주현아! 사랑하는 아들아!
잘 지내주기를, 신앙생활 열심히 한다는 소식이 나를 더없이 기쁘고 유쾌하게 하는구나.
새롭게 만나는 예수 그리스도로 하여금 네 삶이 기쁨이 충만하길 기도하마.
주 안에서 우리 늘 교통하고 있음을 잊지마라.
기도할게.
2005년 4월 6일 오후 6시20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