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에게

이크~~

여디디아 2005. 3. 4. 23:09

주현아!!

엄마를 염려하는 표현이 고작..

'요새 왜 그렇게 골골거리셔?'..

나쁜 놈이라 욕할려고 했더니..

요즘 엄마 걱정 많이 하고 있다며?

엄마 걱정하느라 울컥하는 너를 본다는 사실에 갑자기 내가 폭삭 늙어버린 기분이다.

입대를 앞두고 엄마를 보는 네 마음이 달라진 것일까?

네가 그만치 철이 들었단 것일까?

어쩐지 난 내가 너무 늙었구나..라는 허탈함이 힘 빠지고 맥 풀리게 한다.

아직은 네게있어 엄마란 두드리기만 하면 열리는 문이고 싶고 네가 찾는 무엇이건 내손을 의지하면 요술처럼 네앞에 철커덕 가져다 놓을수 있는  열쇠이고 싶은데..

네가 나를 염려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서일까?

병원에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을 나보다 더 예민하게 받아들인 것도 조용하게 쉬고픈 엄마의 성정을 알기 때문이었을거야.

오늘아침 내시경때에는 엄마도 정말 무섭더구나.

너에게 몸을 기댄채 미식거리는, 느글거리는, 금방이라도 쏟아낼듯하던 토사물같은 구정물을 삼키면서도 네가 나를 받쳐주고 있음이 참 든든하고 고맙더구나.

텔레비젼에서 목도리 하나로 가족사랑을 느끼는 광고를 보는것처럼, 네 단단한 어깨에 나를 기대며 난 가족사랑을 느꼈단다.

주현아!!

아픈 엄마를 염려하던 네 눈빛과 표정을 나는 알고 있단다.

무심한체, 태연한척 하여도 엄마를 찾고 엄마를 위하여 지팡이 역할을 묵묵하게, 아니 선듯선듯하는 네가 얼마나 기특하고 든든한지, 마치 커다란 기둥을 껴안은듯한 충만함을 느꼈다니까.

주현아!!

병원을 떠나 집에 들어오니 살 것만 같구나.

깨끗하게 정돈된 집안이 안정을 가져다 주고, 엄마의 사랑이 담긴 볶음밥이 먹고프다는 네 뻔뻔함이 네 말처럼 싫지만은 않구나.

사랑하는 아들 주현아!!

고맙다. 내가 말하지 않은 작은 몸짓과 손짓하나까지 고맙다.

늘 지금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들이길 기도할께.

네가 있어서 참 좋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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