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립니다.
도둑처럼 살짜기, 손님처럼 조심스럽게, 당신처럼 나를 어루만지며.
그런 봄비속에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니 봄비가 내리는지, 아니 내리는지 알 수 없어요.
문을 열고 몸을 내밀어 하늘을 쳐다봅니다.
얼굴위로 얹히는 봄비는 당신인가요?
나를 향한 당신의 나른한 손길인가요?
참 오랫만에 비를 봅니다.
좀 더 많이 내려 주었으면 싶은데..인색하네요.
가라앉는 마음을 애써 추스리며, 용기를 내어봅니다.
오늘은 종일 봄비가 내렸으면 싶습니다.
아무래도 당신을 느끼고 싶은가봅니다.
시간이 흩어지는 봄비속으로 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