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오늘아침, 갑자기 텅 빈 집안을 만났다. 도대체 네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몇시인지, 이른 저녁은 없었고, 늦은 밤인지, 새벽이 오는 시각인지, 어쩌면 이른아침인지도 모른채 지난 날들이었었는데.. 아침에 네 방 문을 열어서 침대위에 이불이 봉긋이 솟아있으면 '들어왔네'라며 콧망울을 슬쩍 건드..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3.24
너를 보내고.. 제목이 꼭 윤도현이의 노래를 연상케 하는구나. 너를 보내고 돌아서는 길에 난 뭔가를 잃어버린 상실감에 자꾸만 헛헛해지는 마음으로 뒤만 돌아보았다. 부대입구에서 운동장으로 들어서려는 나를 아빠는 끝내 돌려세우고 너마저 아빠를 거듦으로 엄마를 서운케 하더구나. 나를 안으며 눈시울 가득..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3.23
주현씨~~ 풋~~ 주현씨~~라고 부르니 재밌다. 꽁꽁 언 땅이 해빙기를 맞아 질금거리듯이 눈물을 흘리고 난 후에 말이야. 집에 있는 어떤 씨앗을 보드라운 흙속에 뿌리면 '주현'이라는 새싹이 돋아나올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혼자 실실 웃어본다. 지나는 겨울이 아무래도 아쉬운가 보다. 봄의 문턱에서 심..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3.11
이크~~ 주현아!! 엄마를 염려하는 표현이 고작.. '요새 왜 그렇게 골골거리셔?'.. 나쁜 놈이라 욕할려고 했더니.. 요즘 엄마 걱정 많이 하고 있다며? 엄마 걱정하느라 울컥하는 너를 본다는 사실에 갑자기 내가 폭삭 늙어버린 기분이다. 입대를 앞두고 엄마를 보는 네 마음이 달라진 것일까? 네가 그만치 철이 들..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3.04
주현!! 눈이 펑펑 쏟아지는구나. 언제 들어온지 모르는 너는 아직도 꿈속일까?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네 말에 어쩐지 나는 조금씩 가슴이 아려온다. 어디로 누구와 떠나려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여행을 다녀왔으면 좋겠다. 주현아! 나는 말이야. 처녀적부터 그랬거든. 뭔가..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2.22
아들 자랑 흰 눈이 어쩌자고 저리도 펑펑 쏟아지는가. 펑펑 쏟아진 눈은 또 어쩌라고 쌓이기만 하는 것인가. 집으로 돌아갈 일도 걱정이고 화장실에 가는 일도 걱정이다. 미끄러질까봐, 넘어져서 다칠까봐, 다쳐서 꼼짝없이 드러누울까봐.. 드러누음으로 살림살이가 축날까봐,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눈치보일까..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