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울 서 울 강 윤 후(1962~ ) 나이를 먹는 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열차가 한강을 건너고 있다 변기에서 물이 빠져나가듯 스무 살이 수월하게 멀어진다 나는 휴대용 녹음기의 테이프를 갈아끼우고 한껏 볼륨을 올린다 리시버는 내 귀에 깊고 서늘한 동굴을 낸다 새떼가 우르르 시간을 거슬러 날아가.. 시가 있는 아침 2005.02.24
1월에 읽은 책 제1회 대한민국소설문학상 (1월5일) 전경린 - 여름휴가 外 (전경린이 좋아졌다. 그녀의 작품을 훑어야겠다). 제50회 현대문학수상작품집(1월11일) 윤성희 -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外 (별 소득이 없다). 별들의 들판 - 공지영(1월13일) -오랫만에 공지영과의 만남, 건방지기만 하던 그녀에 대한 인식을 .. 독서감상문 2005.02.23
2월에 읽은 책 해 신(海神) - 1,2,3 작가 : 최인호 몇년전 중앙일보에서 연재하던 글, 처음엔 열심히 읽었지만 어느순간부터 놔버린 해신, 갑작스런 드라마에서의 해후. 다시 찾은 해후는 세 권의 그럴듯한 완장본으로 나와있고...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보고의 일대기에서 장보고를 둘러싼 사람들의 치.. 독서감상문 2005.02.23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지은이 : 성석제 출판사: 창비 익숙한 말씨들, 재미나게 풀어 헤쳐놓은 단어들.. 잊지않는 의리와 우정들과 용기들. 따뜻함을 나누는 작가의 마음이 보인다. 언제부턴가 성석제의 작품을 읽으며 마음을 열고, 화창한 봄날같은 따사로움을 느낀다. 별미처럼 박힌 표현들, 거리.. 독서감상문 2005.02.23
정오의 버스 정오의 버스 이 문 숙(1958~ ) 여름 한낮 고요한 버스는 장의차 같네 나를 운구해 가는 저 햇볕들의 따가운 행렬 나는 이런 상상을 하네 즐거운 송장이 되어 내가 안치되고 싶은 곳, 가령 고슴도치가 몸뚱일 박고 단물을 들이켜는 수박의 농익은 살 벌레가 들어 앉은 풋살구 그 발그레한 봉분 그 부드러운.. 시가 있는 아침 2005.02.23
정월대보름 음력 1월15일 일년중 가장 달이 크고 밝다는 대보름이다. 어제는 불린 찹쌀과 얻은 나물을 볶으며 대보름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결혼 22년동안 딱 한번 땅콩과 부럼을 사왔던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작년 대보름날 아침, 어쩐지 보름날아침을 그냥 보내기가 허전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매일 그대와... 2005.02.23
미안해. 어제 펑펑 쏟아지던 눈이 오늘 반질반질한 빙판길을 만들어 놓았구나. 대보름날이라 달이 뜨기도 전에 하얗게 남은 눈들로 하여금 아침부터 휘영한 날이구나. 세현아!! 오늘아침 너를 대하는 엄마의 얼굴이 얼마나 뻔뻔했는지 아니? 차마 너를 마주볼 수 없어서 다른 날 같으면 식탁에 앉아 밥먹는 너.. 사랑하는 세현에게 2005.02.23
남양주에 사는 행복 입춘이 지났다. 다시는 봄이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없으리라 여길 만치 맵짠 날들이었는데, 천마산 꼭대기에 쌓인 눈 더미 속에서, 응달진 곳마다 수북하게 쌓여진 누런색의 눈 더미 속에서도 시간은 정확한 속도로 흘러줌으로, 다시금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 문을 밀치.. 수필 2005.02.23
북한강에서 북한강에서 휴가철이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사람들의 발길은 46번 경춘국도를 몸살나게 만든다. 밀고 밀리는 차량들의 행렬을 보니, 무더운 날씨보다 휴가철이라는 사실이 먼저 떠오른다. 이른 새벽부터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의 설렘이 느껴지고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수필 2005.02.23
팔 찌 팔 찌 평소 오가며 봐둔 금은방의 문을 밀치는데 어쩐지 문이 삐걱거린다. 마음을 다잡으며 가방을 끌어안은 채 들어섰건만, 길이 난 유리문은 매끄럽게 열리는데 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난 자꾸만 삐걱거린다. 󰡒아저씨, 팔찌 1냥이면 얼마예요?󰡓 󰡒손님이 사시면 66만원이고 팔.. 수필 200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