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주현이를 만나다.

여디디아 2005. 10. 4. 09:14

주일예배 후, 아들을 만난다는 이유로 부리나케 차를 몰아 양

 

구로 향했다.

 

토요일, 삼겹살이 먹고싶다는 주현이의 부탁으로 삼겹살을 준

 

비하고, 친구를 통해서 펜션을 예약하고, 이튿날 먹을 닭도리

 

탕을 양념해서 재우고, 포도도 준비하고, 밤에 먹을 고구마도

 

준비하고...

 

2시간 30분을 달리니 아침에 외출과 외박증을 받은 주현이가

 

양구 읍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번 보다 살도 좀 빠지고, 작대기 두개를 달았음인지 좀 더

 

의젓해지고 군인다운 모습이어서 마음이 놓인다.

 

양구읍내에 얼룩한 군복을 입은채, 이쁜 아가씨들과 손을 잡

 

고 걸어가는 군인, 곳곳에 세워진 자가용에 부모님과 함께 있

 

는 군인,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즐거운 모습으로 길거리를 누

 

비는 군인들,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이 쇼핑백을 들고 있다.

 

주현이도 이미 쇼핑을 해서 쇼핑백 두개를 어디다 맡겼다고

 

하니..  세상 구경이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ㅉㅉ

 

예약한 펜션에 도착해 가져간 옷으로 갈아입고 삼겹살을 구우

 

니 냄새가 진동을 한다. 코를 킁킁거리며 상추쌈까지 먹어대

 

는 주현일  보며 한마디..

 

'역시 군대가길 잘했어, 네가 상추쌈에다 김치까지 먹는걸 보

 

니..' ㅋㅋ, 그 모습이 신기해 남편도 허허 웃는다.

 

여자친구와 둘을 남기고 잠시 은경이의 얼굴을 보고 낚시터로

 

향했다. 파라호의 시작인지 끝인지 모를 곳에서 몇시간을 기

 

다려 붕어 한마리를 잡고, 밤이오는 모습을 확인하며, 밤이 깊

 

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가까운 곳에서 짐승들의 소리가 기묘한 느낌으로 들려 어쩐지

 

으시시 하다. 더 이상의 붕어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이유

 

로 짐을 챙겨 펜션으로 돌아왔다.

 

아늑한 곳에서 모처럼 아들과 함께 텔레비젼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준비해간 간식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늦잠은 달아나고 일찍 일어나 준비해간 닭도리탕을 펜

 

션의 뜰에서 맛있게 먹었다. 일주일치 식사를 두끼에 해치웠

 

다는 주현이,

 

날씨가 추워지니 아침이면 다리가 쑤신다는 말이 마음에 걸린

 

다. 의무대에 있어서인지 잘 적응해 나가고 나름대로 재미도

 

느낀다니 마음이 놓인다.

 

8시까지 복귀라는 말에 여친을 남기고 우린 일찍 집으로 향했

 

다. 양구의 산구비를 돌면서 '산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묘한

 

어른스러움을 느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양구로 이어지는 강원도의 산은 이미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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