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주일인 때가 언제였었나를 서로에게 확인한 추석날,
고향으로 향한 발걸음이 많아 교회가 텅텅 빈 것 같다.
출석체크를 하니 3분의 1이 결석...
중등부 예배시간,
가는지 안가는지 모른다던 우리반 녀석들, 모두가 큰집으로
갔나 보다. 회장인 성호만 덩그라니..
3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예배에 나왔다.
목사님 말씀을 빌리면 추석맞이 설교가 끝나고 2부시간,
선생님들이 준비해온 송편과 과일, 이번주에 있는 목사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추석전날 제과점을 찾아서 케잌을 샀는
데 가장 작은 케잌이라 두 개를 준비했다.
학생들을 앞으로 불러모은후, 케잌을 자르고 자른 케잌에 남
은 크림을 목사님 얼굴에 발랐더니 학생들이 얼마나 좋아하는
지.. ㅋㅋ
송편에, 케잌에, 사과에 음료수까지...
먹고 남은 양이 열두광주리는 족히 되었으리..
가져간 송편보다 가져온 송편이 곱절이다.
오후예배엔 샬롬성가대 담당인데, 연습시간이 되어도 텅 빈
자리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데 청년들이 예배를 일찍 마치고
각자의 자리를 채움으로 시골교회의 성가대의 모습으로 찬양
을 했다. 한쪽은 비워둔채로..
예배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나를 찾는 집사님들이 있다.
에고..
달랑 빈 손으로 서 있는데 커피셋트를 주고 '적어서 미안'하다
고 황급히 돌아서는 집사님, 사과박스를 실어주고 손 흔들며
돌아서는 집사님..
어쩌나.. 늘 부족하고 이기적인 내게 이런 선물을 주시다니..
주현이 면회간다고 봉투를 찔러주시던 집사님, 군대간다고
봉투를 찔러주시던 집사님들, 아이들 시험이라고 간식을 사주
라며 카드와 봉투를 주시던 집사님들..
아무것도 갚은 것이 없는데 이렇게 받기만해서 어쩌나.
몸둘바를 찾지 못해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풍성하고 넉넉한 추석이 지났다.
내가 받은 것들을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나님, 제게 베푼 손길들을 기억하시고 그들의 생활에 자리
나지 않도록 책임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