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하는 사람보다 입주해서 들어차야 할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평내,
동산같은 아파트를 보면서 교회는 그들을 하나님의 집으로 모셔들이기 위하여 바쁘다.
3년전 교육관을 완성하고 본관을 건축하기 위해 남겨놓은 곳에 더이상은 미루지 못한채 건축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어제아침에배에서 목사님이 건축헌금 작정서를 작정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다.
어쩌나~~
지난주에 남편은 말머리를 흐리면서 다음을 기약했는데..
혼자서 작정하자니 남편의 못마땅한 모습이 떠오르고..
성가대 뒤쪽에 앉은 남편을 슬쩍 바라보니 침묵한채 자못 심각하다.
'그래, 믿어보자, 그 마음을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리라..'
주현이와 세현이를 위해서 각각 벽돌 1000장씩을 작정했다.
마음엔 더 많은걸 작정하고 싶은데.. 우리가 다 해야지..하며.
예배후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 나 몰래 너무 많이 작정한 것 아니야?'...
'나 작정안했어. 내년까지 기회가 있으니 내가 목돈으로 50만원할께'...
에고....
'당신말이야, 하나님앞에서 체면도 좀 내고 자존심도 세우고 그래, 남자가 그게뭐야?'.
'이 사람아, 우리 빚도 4천만원(사업시작할 때 대출받음)인데 어떻게 더해?'
아직 이 사람에게 내가 작정한 헌금을 말하기란 이른것 같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도한 후에 말
하리라. 그때쯤이면 그의 마음도 하나님이 녹여 놓으시리라..
낮에 주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현아, 오늘 건축헌금 작정하는데 네 앞으로 벽돌 1000장 했으니 월급타서 보태라'..
'엄마, 잘했어, 그런데 내 벽돌 1000장이 평내교회로 옮겨졌네.'
그게 무슨말이냐고 묻는 내게 주현이가 말한다.
'엄마, 나 군대와서 비젼을 가졌어. 지난번 양로원 봉사활동을 나갔는데 천주교에서 양로원을 지
어 운영하더라구, 이담에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양로원을 지어서 노인들을 쉴 수 있게
할거야, 그래서 준비하려고...'
어쩜 이렇게 엄마를 닮고 아빠를 안닮은 착하고 대견한 아들이 있을까..
'주현아, 정말 장하다. 엄마가 발벗고 도울께, 그때가서 벽돌이 문제겠니? 지금부터 기도로 준비
하자. 너도 기도많이 해라, 나도 기도로 준비할께.'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을 아들에게서 채워지다니..
평소에 불쌍한 사람들을 외면치 못하던 주현이,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던가 보다.
열심히 기도해서 주현이가 좋은 양로원을 지어서 노인들의 쉼터가 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그때쯤 내가 사랑하는 블로거 친구들도 벽돌도 보태주시고 시간을 내어 그
벽돌 쌓아도 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