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주현이를 만나다.

여디디아 2005. 5. 30. 09:52


토요일,

처음으로 두달간이나 한번도 보지 못햇던 주현일 만나러간다는 생각에 잠까지 설쳤다.

어젯밤늦게 여자친구가 같이 가겠다고 하는바람에 셋이서 출발을 했다.

가평을 지나는데 주현이가 전화를 걸어왔다. 어디쯤 왔냐고..

새벽에 출발하는줄 알았던 모양이다. 8시에 출발한 우리의 게으름이 갑자기 미안해서 산길을 마다않고 열심히 달렸다.

'노폭이 좁고 경사가 있고, 낭떠러지가 있으니 조심하세요'라는 글을 붙여 읽어가며 양구에 도착하니 10시30분이다.

면회를 신청하고 의자에 앉질 못하고 주현이가 나올성 싶은 곳을 바라보며 서성거렸다.

환자복을 입은채로 힘없이 걸어나오는 모습이 주현이가 틀림이 없다.

뛰어가보니 녀석도 감저을 추스리느라 주저했었나 보다.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차지하려던 압살롬의 죽음앞에서 다윗이 금식하며 울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압살롬아..'

정말 내 아들 주현이가 맞는가싶어 몇번이나 얼굴을 만져본다.

설핏 눈물이 지났지만 태연한척하며 반갑게 주현일 안아보았다.

안긴채 꼼짝하지 않는 주현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엄마의 센스를 믿는다던 주현이의 말을 기억하며 여자친구가 케익을 준비하고 난 빈 손으로 갔다. 이른아침에 무얼해가지고 간다는 말인가.

족발 먹고싶으냐는 말에 기름기 좍좍 흐르는 보쌈이 먹고싶단다.

여자친구를 남기고 남편과 양구읍내로 나와서 보쌈집을 찾아 보쌈을 준비하고 치킨과 음료수도 준비했다.

보쌈을 보더니 허겁지겁 먹는 녀석이 가슴아프다. 군대고기는 껌이다고 하면서...

지난번 했던 깁스는 시멘트가 굳어져서 깨지고 말았으며 한번 한 깁스는 두번다시 해주지 않는단다. 깁스도 없이 걸어서인지 이젠 발목도 아프고 발가락까지 아프다고 한다.

게다가 감기 몸살까지 얻어 열이 펄펄 끓어오른다. 어릴때부터 열이나면 얼굴에 실핏줄이 터지던 녀석인데.. 약국에서 알약을 사다먹이니 오후엔 나은 모습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기 위하여서 홍천에 있는 철정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봐야 한다는데.

철정병원은 3개사단의 군인들을 다 보아야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단다.

부대에서는 병원에 미루고 병원에서는 부대에 미루고..

기약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모습이 답답하다.

소대장과 통화를 했지만 시원한 답이 없다.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 수술을 하던지 약물치료를 하던지 하는데..

다음주까지 부대가 훈련이라 그 다음주쯤에 남편이 직접 부대로 가볼까 생각중이다.

우리나라 군대가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하고 주먹구구인가 싶어 한심해진다.

 

오후에 양구에 사는 은경이가 찾아왔다.

오랫만에 만나지만 여전히 반갑기만 하다. 

주현이와 여자친구를 남겨둔채 은경이네 집엘 잠시 들러 차를 나누었다.

나를 주려고 버섯과 감자 한박스, 큼직한 쇠고기 덩어리까지 준비해놓은 은경일 보니 에전생각이 나서 웃어본다. 여전히 변함없는 친구의 모습이다.

'네가 여기 산것도 여호와 이레이다'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은경이 좋아라하며 웃는다.

 

병원에 들러 주현이와 작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쉬워하는 주현이를 두고오자니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하늘에 속한 사람'과 '한번보면 유머 두번 보면 탈무드'란 책을 주고왔다.

이 기회를 통하여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아들이기를 욕심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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