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때 102보충대 약도하나 출력해오세요'라는 남편의 전화.
'갑자기 왜?'..라고 물으니 진짜 영장이 나왔단다.
지난여름,
눈이 부셔서 도저히 마주할 수 없는 여름하늘을 덮어주던 키가 커다란 나무들,
죽죽 뻗은 가지끝에 커다란 이파리를 달고 있던 후박나뭇잎 하나가 갑자기 내 앞에서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초록의 이파리 뒷면에 잿빛의 등판떼기를 들이댄 후박나뭇잎이 왜 이렇게 큰 소리를 내밀며 내 앞에 느닷없이 떨어지는걸까.
기껏 나뭇잎 하나가 흔들려 떨어지는데 가슴은 왜 이렇게 큰 소리로 쿵~~하는 소리를 낼까?
이미 각오한 일이거늘,
이미 다짐하고 기다리는 날들 앞이거늘..
퇴근후 집에 도착하니 식탁위에 영장이 다소곳이 놓였다.
교통비 10,000원을 받아가라는 통보와 3월 22일 14:00까지 102보충대로 집결하라는 소식.
전화를 받았을 때 떨어지던 후박나뭇잎이 다시한장 내 가슴으로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나뭇잎 한장에 흔들거리는 내 마음은 모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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