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4월을 보냄으로....

여디디아 2005. 4. 30. 14:55

어제저녁 퇴근후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핸드폰에서 야곱의 축복이 나를 부른다.

전화를 받으니 조금전에 통화를 끝낸것 같은 주현이의 목소리가 꿈결인듯이 다가든다.

와락 반가운 마음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어제가 자대로 배출되는 날이라 나름대로 걱정했었는데 ...

지금은 연대에 있고 사흘후에 각자 자기부대로 돌아간단다.

보고싶다는 내 말에 자기도 엄마가 보고싶다며 울먹한 목소리를 보내어 나를 울먹거리게 한다.

잘 지내고 있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으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성경도 열심히 읽고 편지지가 없어서 편지를 못썼다는 녀석,

소대장의 말로는 옆 동기들의 편지지를 빌려다가 편지를 쓴다고 하던데..그마져 다 쓰고 말았나

보다.  

주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큰일을 마친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자식이란...

늘 엄마의 목에 걸린 가시같은 것이 아닐까..

 

휴무인 오늘,

이른아침부터 세현이를 등교시켰다.

모처럼 쉬는 날인데 엄마 늦잠이나 주무시라는 세현이의 효심이 감동스럽지만 아들을 위한 나의 마음이 늦잠보다는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세현이를 등교시키고 집에 돌아와 다시 동생을 출근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농협에 가서 얼가리와 열무와 마늘쫑을 사왔다.

회사다니는 네가 힘들다며 아무것도 입에 당기는 것이 없다는 엄마의 만류를 뿌리쳤다.

입맛이 아무리 없다기로 딸이 해드린 반찬은 억지로라도 드실테지.

열무와 얼가리를 버무려 김치를 담고 새우와 마늘쫑을 함께 섞어서  보기좋게 볶고, 마른멸치를 간장에다 졸였다.

그릇마다 담아둔 반찬들을 보니 왠지 내가 착한 딸인것 같다.

식사때마다 셋째딸을 생각하실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즐겁다.

 

딸들을 멀리 시집보낸것이 후회스럽다던 엄마,

보고플 때 달려가 볼 수 없어서 속이 상하다던 엄마,

언제부턴가 자식이 엄마가 보고픈게 아니라 엄마가 자식을 보고파하니..

이제 내일이면 그리운 엄마를 만나고 보고픈 친구들도 만나리라.

 

좋은 날씨 가운데 좋은 날이길 바래본다.

4월이 내가 흘린 땀방울 속으로 스미고 봄바람이 살랑이는 사이로 오월이 장미의 향기와 함께 다가온다.

정확한 때에 정확한 것들을 우리에게 공급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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