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푸 하 하...

여디디아 2005. 5. 9. 11:45

 

 

이틀을 쉬고나니 아침에 출근하는 것도 귀찮아지고... 이게 인간의 간사한 모습이 아닐지.

아니 나의 참모습이 아닐는지..

이틀을 쉬었다는 이유로 조금 바쁜 아침이다.

어제, 어버이 주일이라 가슴마다 빨간 카네이션을 달고 예배를 드렸다.

찬양으로 '어머님 마음'을 부르는데, 웬걸, 한 소절이 끝나지도 않은데 목이 메이고 눈물이 쏟아져서 찬양을 할 수가 없었다. 지휘자 집사님 눈시울도 빨갛고 여기저기 찬양소리가 끊어지니..

모두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 탓이리라 여기는데 목사님의 설교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예배후 사무실에서 목사님과 마주쳤다.

'목사님,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울게하시면 어떡해요?'라고 하니 목사님과 사모님,

'처음부터 울게한 건 성가대라구요, 성가대에서 먼저 울게 해 놓고는...'.ㅋㅋ

하루만이라도 부모님을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음이 다행한 일이라 여김하며..

오후예배후 월례회가 있어서 간식을 준비할겸 세현이를 데려다주기 위해 집으로 다녀오는 길이었다.

10분이면 달려갈 수 있는 거리를 한시간에 걸쳐서 가려니.. 예배시간은 코앞이고..

어쩔수 없이 지각하는 예배 때문에 남편에게 전화를 하려고 보니 부재중전화 4통이 와있다.

얼른 꺼내보니 주현이의 전화이다.

중등부 예배시간에 진동으로 돌려놓은 핸드폰이 그대로 되어있어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애가 타는 마음을 동동거리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현이가 엄마 전화 받지 않는다고..  그나마 아빠와 통화했으니 다행이려니...

오후예배가 끝나고 월례회가 끝나고 회계장부를 정리하는데 주현이의 여친이 전화기를 든채로 뛰어온다.

주현이가 전화를 했는데 여전히 엄마가 받지 않는다고 직접 가지고서..

'엄마, 나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맞춰봐'라며 상냥하게 감겨드는 녀석이 며칠전 징징 울던 그 녀석이 맞단 말인가??ㅋ

'글쎄, 성가대했어?',

'성가대도 하고 또 있는데 맞춰봐'..

맙소사,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군대가보지 못한 나를 두고 맞추라고 칭얼대는 녀석..

'내가 어떻게 알어? 빨리 말해봐, 속이탄다'라고 다그치니..

'엄마 나 오늘 성가대하고 솔로로 찬양도 했어'..

아니, 수요일에 예배드리고 오늘 처음으로 성가대도 했을텐데..그새 무슨 솔로씩이나??

깜짝 놀라 묻는 내 입은 이미 함지박만하고..

'연습을 하는데 고참이 나 찬양 잘한다고 솔로시켰어. 한 곡을 전부한건 아니고 부분만했어'..

아무렴, 누구 아들이라고!!

늘어지게 칭찬을 하고나니 흐뭇한 기분을 감출 길이 없다.

주현이와 세현이가 노래를 잘불러 수학여행을 가면 반 대표로 나가서 노래를 책임지는건 익히 알고 있는 일,.. 녀석들이 유치부부터 성가대를 계속 했으니 잘 할 수 밖에 더 있으려고..ㅋㅋ

계속 이어지는 주현이의 말.

'오늘 어버이 날이라 영화를 보여준다고 고참들이 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영화를 보러가는 바람에 사람들이 적었어. 그런데 엄마, 예배 대신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참 불쌍하게 여겨졌어. 더 놀라운건 그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나를 발견한거야'..

이럴수가..

하나님은 때가 참으로 사용하신다고 했던가!!

군에서 기회가 되면 찬양 리더를 하고 싶다고... 꼭 그렇게 하게되리라 확신한다.

처음 참석한 주일예배에서  찬양을 하고, 작은 부분 솔로까지 했다니..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주현이를 사랑하심을 느끼니 마음이 든든하다.

엉엉 울어 나를 울게하던 녀석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나 보다.

현충일이 기다려진다.

신앙으로 쑥쑥 자라는 녀석을 안아보고 싶다.

커다란 엉덩이를 툭툭 쳐보고 시커멓게 그을렸을 얼굴을 만져보고 싶다.

시간이 왜이리 더디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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