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어쩌나...

여디디아 2005. 4. 27. 13:53

서울사무실에서 회의가 있으니 8시30분까지 모이라는 연락을 어제저녁 받았다.

길치인 나는 어젯밤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지난번 동창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황당하고 당황한 기억을 들추며 마티즈를 버린채 직원의 차를 타고 출근을 했다.

몇번을 가고도 갈때마다 휘감기는 서울의 번지르르한 도로들은 나를 촌닭으로 만들고 요란한 글랙션소리는 나를 미아가 될것처럼 만들곤 한다. 도무지 길눈이 이처럼 어둡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다른 일엔 똑소리나는데 길 찾아가는데는 영~~ 아니올씨다~~이니.

 

지난연말부터 주춤거리던 회사의 일은 올들어 문닫기 일보직전의 어려운 처지에 놓였으니 좋은 말들을 기대하긴 애초부터 글렀던 일,

사장님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려고 모두들 옆자리로 얼굴을 돌린채 묵묵히 서로를 비키고 있다.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타켓이 내게로 쏟아진다.

공장장님이 산재로 휴직하고 있는 상태라 산재문제부터 시작이다.

어제 노동부 산업안전과에서 직원이 둘이나 나와 두시간동안 혼자 설명하고 교육받고..

예방과 시정사항, 안전교육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나니 앞으로의 해결까지 맡으라니 어쩌겠는가.

겨우 산재를 벗어나니 이번엔 영업이다. 영업이 부진한 관계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수북하게 쌓여있을 수 밖에.

1/4분기 매출이 1개월 매출액밖에 되질 않으니 암담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줄여야 하는것은 인건비이다.

고민하던 사장님이 공장에서 2명을 퇴직시키라고 지시하신다.

맙소사...

지난연말 두명을 퇴직시켰는데, 또 ...

몇명되지 않은 직원들을 생각하니 손을 놓은채 집에서 있을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취직하기도 어려운 때에..

사장님께 차라리 월급을 감봉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내놓으니 알아서 하란다.

..................

막막하다.

연말부터 월급을 제때에 받지도 못하고, 지난달부터 월급이 25%나 줄어서 나왔지만 직원들은 알지 못한다.

그들모두 힘든 상황인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2명을 퇴직시키고 나머진 고스란ㄴ히 월급을 탄다??

고통분담을 위해서 20%씩 월급을 줄이고 같이 간다??

내 선택은 후자인데 직원들은 뭐라고 할까?

만약 하나님이 이 상황을 보신다면 어떤 방법을 취하실까?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까?

오후4시 커피타임엔 직접 커피를 끓여 직원들을 설득하자.

이런 곤란하고 어려운 때에 하나님이 나를 도우시리라.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길을 주시리라.

 

정말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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