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푸후후훗~~~~~

여디디아 2005. 3. 29. 11:51

어젯밤, 모처럼 배드민턴장으로 운동을 갔다.

겨울이라 춥다는 이유로, 추워서 넘어지면 다친다는 핑게로, 그리고 감기라는 이유로, 아프다는 핑게로, 기운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기만 하던 운동을 다시한건 자존심이었다.

주일오후에 남편이 운동하러 가자는걸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포기하게 하기는 했는데, 왈 '내일부터 나랑 같이가'라고 해버렸으니..

스스로 내뱉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게으르고픈 몸을 추스리고 체육관엘 갔다.

체육관에 가면 하루종일 눌러붙어서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를 마시며 온갖 수다를 풀어헤치며 라켓은 잡아보지도 않은채 시간을 죽이는 여자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보기 싫어서 나는 늘 배드민턴이 끝나면 안으로 들어서지도 않고 집으로 온다.

그만치 그들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게 남편에겐 불만이었고..

운동하러 가서 운동은 하지않고 수다만 풀어대는 한심한 사람들속에 끼이기 싫은 나의 독선..

그들과 어울려보라는 남편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서 어제는 난롯가에 잠시 앉았다.

아니나다를까. 여자들이 벌떼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지난번에 주현이 세현이를 데리고 와서 배드민턴을 치고갔는데 그것이 그렇게 궁금하더란다.

여자들 왈,

'지난번에 남동생이랑 아들 데리고 와서 운동했잖아요?'라고..

아니, 왠 남동생?

칠남매의 우리집엔 위로 오빠 두분이고 다섯째인 나는 셋째딸이며 아래로 두 여동생이 있다.

때문에 어려서부터 작은 오빠로부터 고추를 달고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박을 받았고, 남동생이 있으면 좀 때려주고 싶다는 욕심을 은근히 가지고도 있었는데..왠 뜬금없는 남동생??

여자들이 하는 말이, 아무리 봐도 아들은 아니고 남동생과 아들(고3 세현)을 데리고 와서 운동하나보다..라고 했단다.

푸하하하~~

5년전 주현이와 같이 교보문고에서 주최한 '남도문학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다.

그때 자유저녁시간이 있었는데 고2인 주현이와 함께 광어회를 먹으러 갔다.

주인 왈, '으메 남매가 같이 와부렀어요잉?'이라고 해서 둘이 한참이나 즐거워했는데..

나이를 밝히고 지난주에 아들이 군대에 입대했다는 말에 여자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주름이 하나도 없는데 어디서 그런 큰아들이 있었느냐고...ㅋㅋㅋ

거울을 들여다보면 얼굴가득히 주름이 자글자글하건만.. 화장발이 효력을 받았나??

아무튼 오랫만의 운동과 아줌마들과의 수다도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물론 끝없이 앉아잇지는 못하고 슬그머니 왔지만)..

늦게 들어온 남편이 다른 여자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는걸 보니 마음이 즐겁더란다.

참 희한한 사람이다. 그게 뭐가 즐거운 일인가 말이다.

남편은 사람들과의 놀음이 좋아 교회에 소홀하기 때문에 난 속이 상하다.

언제쯤 하나님께 온전히 붙들려 하나님 우선인 삶이될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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