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찾았다!



물영아리 전망대




잣성





잣성길







나무 뿌리








와흘리 곤밥정식 12000원
7일차,
어제 잃어버린 점퍼를 찾아보기 위해서 일찍 나섰다.
길을 나서고보니 어제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섰기 때문에 돌고 돌아서 네비도 결국 집으로 돌아 오고 말았다는 것이다. 오늘은 쉽게 길을 찾았기 때문에 30분이 걸리지 않아 물영아리주차장에 도착을 했는데, 남양주에서 일을 하는 서방이 위치추적이라도 하는 것인지 주차장에 시동을 끄는 순간 전화를 걸어와 현수막이 출력이 되질 않는다고 한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릴 점퍼를 생각하면 한순간도 머뭇거릴 수가 없지만 혼자 낑낑대며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일을 하고 있을 서방을 생각하니 모른척 할 수가 없다.
주변에 카페를 검색하니 가장 가까운 곳이 9KM 떨어진 남원하나로마트에 있는 투썸플레스이다.
다시 자동차에 올라 투썸으로 향해 달리니 제주의 고요함과 제주의 봄날과 여름날의 사이,
그리고 내게 주어진 달달한 시간을 즐기며 달릴수 있음이 오직 은혜임을 깨달았다.
남원하나로마트 주차장에 도착을 하고 내리려는 순간, 다시 울리는 전화벨, 역시 서방이다.
이제 현수막이 출력이 된다고 하니... 이건 스토커가 분명하다.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 한잔과 점심에 먹을 빵 하나를 주문하고 다시 물영아리로 향한다.
오늘은 바람이 세차다. 세찬바람 속에 찬공기가 봄바람에 노출된 손을 시리게 하고 주머니를 찾게 한다.
환하게 밝히던 벚꽃이 어느새 파란 잎들로 바뀌었고 연록의 잎들이 조금 더 자라 흔들리고 있었다.
어제의 발걸음을 더듬으며 내 발자욱이 닿았던 바닥에 다시 발걸음을 놓으며 점퍼가 놓였을까... 찾으며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소몰이길이 시작하는 곳에서 소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길을 막아둔 곳, 그래서 사람이 돌아가며 나갈수 있도록 문을 만들어 둔 곳에 점퍼가 철퍼덕하고 엎드러져 있다.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못하는 곳, 소가 들어가서 물어가지 못하는 곳, 사람들이 귀찮아서 굳이 다니지 않는 길,
그곳에서 점퍼가 나를 기다리며 있었다니...
역시 내 눈을 밝히시고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지켜주신 주님이시구나!!!
물영아리습지를 한바퀴 돌아 마흐니숲길을 가려고 하니 맞은편이다.
그러나 공사 중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고살리숲길로 방향을 틀었다.
고살리숲길은 하례리 동네의 작은 숲길이며 계곡을 끼고 넓지만 아담하고 사연이 많은 곳인듯 하다.
사람이 없어도 위험하지 않고 고향마을 처럼 익숙하고 정겹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걷는 내내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유년시절, 어렵고 힘들었던 그때,
내 소원은 단 한번만이라도 우리가족끼리만 식사하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불러들여 밥을 먹였던 엄마,
지나가는 거지도 불러들이고, 보따리장사도 불러들여 식사를 대접하던 엄마,
버스타러 가던 옆동네 이웃들도 불러들여 한숟가락이라도 들게 하시던 엄마의 극성,
그때는 그것이 얼마나 싫었던지.
훗날 언니들이 그랬다.
"그때 엄마의 그 섬김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고...
고살리숲길의 조용하고 나긋한 나무들의 속삭임 속에서, 나무뿌리들이 엉키고 설켜 누가 누구인지를 모르게 엉켜있는 모습 속에서 나는관계를 떠올렸다.
나는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을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어느날 목사님의 설교처럼 나는 좋은나무가 맞을까?
숲길은 숲이 있어야 하고
숲은 나무가 있어야 한다.
나는 좋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