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믓찐여잔 소--식해!! 다 먹...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시안을 보냈더니 아침에 여기저기서 컨펌이 쏟아진다.
몇번에 걸쳐 승낙이 난 시안을 넘기고 숫모르편백길을 걷기 위해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보류' 해달라는 말은 짜증지대로이다.
다시 컴퓨터를 꺼내고 정리를 하는데, 열어놓은 문 앞으로 빨간 자동차가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는가 싶더니 어쩐지 조금 전 주차해 놓은 내 차 앞으로 주저없이 굴러오는 것이 아닌가!
어머어머 하는 소리가 놀란 입에서 나오기도 전에 쿵! 하는 소리가 먼저 들리고 빨간 자동차가 하얀 자동차를 들이박고 말았다.
'아뿔싸!'
렌터카인데 이 일을 어쩌나...
밖에 나가니 택배아저씨가 P에 놓은줄 알았는데 R에 놓았다며 죄송하다고 연신 허리까지 조아린다.
쿵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렌터카에 전화를 하니 접수번호만 알려달라고 하며 다른 차를 보내준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시니 안도한다.
아침에 텃밭에서 상추를 뜯고 겨우내 자란 모듬쌈이 엉겨 있어 정리를 하며 뜯어진 상추와 쌈으로 햇반으로 점심을 먹고 벼르던 세미오름으로 향했다. 세미오름을 새미오름으로 네비에 적었더니 언제부터 그렇게 낱말을 정확히 기억했는지 제주시내에다 나를 데려다 놓았다. 오름이라곤 비슷한 곳도 보이질 않아 혹시 미장원이라도 있는건가 싶어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검색을 하니 세미오름이란다. 예전에 '샘'이 있어서 세미오름이라고 했다는 기억에 새미오름이라고 했더니... 쩝..
빗방울이 뜯기 시작한 세미오름 입구, 오름을 가리키는 표지는 초라하다 못해 비루하다.
고요하기 보단 적요하여 무섬증이 일어 둘레길을 한바퀴 걷는데 보기드문 아름답고 예쁜 길이다.
길이 너무 예뻐 무섭거나 말거나 무조건 정상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높지 않은 길이지만 깔딱깔딱한 것은 길만 아니라 내 속에서 뿜어내는 숨소리이다.
정상에 산불초소가 있고 관리인이 계시길래 내려와서 다시 한바퀴를 돌고 있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자주 찾을 것 같다.
근처에 바농오름과 꾀꼬리오름도 찾아봐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농협하나로마트에 들러 밀가루와 계란을 샀다.
텃밭에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부추가 탐스러운 우리인아 머릿결처럼 단단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제주의 4월의 밤은 봄비가 내리고 있다.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 못내 아쉽다.
화려한 벚꽃이 봄비에 떨어지면 어쩌지?
또 하루가 지난다.
김광석의 노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