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에서 보이는 물영아리오름












람사르습지

늦가을의 모습


제주의 봄은 완벽하다
6일 차,
월요일 오전은 새로운 시작이라 사무실이 한가한 시간이다. 가능하면 오전에 어딘가를 다녀오는 것이 마음 편하다.
하여 물영아리오름과 마흐니숲길을 선택, 길을 나서는데 이노무 내비가 길을 한번 잘못 들었다는 이유로 다시 숙소로 데려오는 건 또 뭔 일인가.
오랜만에 제주도 6차선의 갓길에 정차를 하고 욕 한 움큼을 시원스럽게 해 준 뒤 다시 김양을 몰아세워 물영아리생태습지로 향했다. 의외로 샤려니길 근처에 있었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그쯤에서 마음을 풀었다.
물영아리오름은 이미 오래전, '제주 1년 살기'로 시작해서 쭉~~ 머물러 여행작가로 제주도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한 박선정 씨로부터 소개를 받아 벼르던 곳이다. 함께 동행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미루었던 곳인데 지금이 딱 기회이다.
주차장도 넓고 앞에 펼쳐진 푸른 초장도 거대하고 우둑하게 솟은 산봉우리도 범상치 않고 새롭게 둘레길이 시작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탐방안내도를 보니 입구에서 습지로 오르면 어려운 코스이며 중간에서 습지로 가면 완만한 길이라고 하니, 경로우대를 앞세워 쉬운 코스를 택한다.(어쩌다 이런 얌체 같은 짓만 하는지...ㅉㅉ 늙었구나! )
둘레길을 걷다 보니 중잣성길과 오솔길과 삼나무길과 소몰이길, 푸른초장목장길 등의 길이 정말 예쁘게 펼쳐져 있다.
전망대를 지나니 습지로 내려가는 곳이 있는데 508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뭐, 이정도야....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계단을 지나니 정말 멋진 습지가 펼쳐져 있다.
사라오름처럼 산 위에 넓게 펼쳐진 호수, 이곳에 습지가 펼쳐져 있다니...
정말 우리 하나님의 솜씨는 오묘하고도 신비롭다.
세계가 인정한 습지라고 하니 과연 그럴만했다.
앞서가던 산악팀이 휴식을 취하기에 사진을 부탁했다.
멋진 습지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커피와 부활절 계란을 먹고 씩씩하게 발걸음에 리듬을 맡기고 춤을 추며 내려왔다.
그새 제주도의 봄은 완벽하며 들꽃도 나뭇잎도 꽃을 피우고 잎을 피워내 내게 주어진 순간을 축복하며 내쉬어지는 숨결을 축복한다.
그리고 쉼 없이 '까똑'거리는 카톡 소리에 마흐니숲길은 내일로 미루고 숙소로 향하는 마음을 밖에서의 내가 본다.
탐방안내소가 보이는 곳에서 가방을 내려보니"맙소사"
2~3년 전인가?
열흘 이상을 오가며 바라보던 K2의 등산 점퍼,
용감하게 들어가 만져보고 들어보고 다시 만져보고 가격을 보니 32만 원?
그다음부터 들어가지 못하고 오가며 눈으로 보고 또 보고 다시보고 또보고 또보던 그 점퍼,
내 마음의 소원 아시던 주님?
어느 날 서방이 은행이자에서 남았다면 30만 원을 쥐어주길래 달려가면서 속으로 "혹시 세일 안 할까?"
점퍼를 들고 가격표를 보니 "할렐루야~~ 15만 원이다"
덕분에 바지까지 샀던 기쁨이라니...
간식을 먹고 더워서 배낭에 넣었는데 배낭이 열렸고 점퍼가 없다.
생각할 것도 없이 돌아서서 산으로 향했다.
어떤 아저씨가 의아하게 바라보신다.
분명 이미 다녀온 표정인데... "등산점퍼를 잃어버렸어요"
"저 혼자 갈게요. 전화번호 남기세요. 하루에 두 바퀴 돌아요"
얼마 전 비싼 명함을 만들었는데 이때를 위함인가요?
숙소로 돌아오는 길,
"제가 거기까지 가는데 점퍼가 안 보이고 내려오는 분들께 물어봐도 못 봤다고 하네요".
그리하여 오늘 물영아리오름 둘레길을 다시 갑니다.
4.9킬로 둘레길,
길이 이뻐서 두 번 가도 괜찮습니다.
주여!
내 눈을 밝혀 옷을 보게 하시고 어제 불었던 바람이 옷을 삼키지 않게 하소

이 점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