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백담계곡

여디디아 2025. 9. 29. 09:20

백담사 버스정류장

목적지 수렴동대피소

소주인가 물인가?

 

트레킹 시작

영시암

수렴동대피소

 

 

추석을 앞에 두고 달력을 보고 있으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월급쟁이들에겐 황금의 연휴가 시작될 것이고 우리처럼 영세업자에겐 긴긴 한숨만 새어 나올 것이다.

빨갛게 이어진 숫자와 드문드문 파란 숫자가 물들고 있는 단풍나무가 아닌가 싶다만.

 

트레킹에 빠진 나는 주말이면 어디로 튀어야할지 머리를 굴리느라 정신이 없다.

한 달에 두 번쯤 먼 곳으로, 나머지는 집 근처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방에게 '백담계곡 트레킹'을 제안했다.

불러주는데 감격하여 두말없이, 일주일간 정신없이 바빠 눈코 뜰새 없었고, 화장실을 갈 시간도 없어 지치고 고단한 

70이 넘은 몸뚱어리를 견디며 좋다고 하니...

여행을 하려면 이른새벽에 출발하는데 일주일간 무리한 탓에 7시에 출발하다 보니 차가 많았다.

유명한 인제 백담사에 도착하니 9시,

근처 식당에 들러 황태국밥을 주문했는데, 이건 분식집에서 보다 못하다.

퍼넣듯이 한술 뜨고는 50분에 출발하는 백담사행 마을버스에 2500원씩 표를 끊고 올랐다.

 

백담사주차장에서 내려 수렴동 대피소까지 트레킹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호젓한 숲길이 얼마나 이쁜지.

숲길을 걷다보면 데크길이 나오고 다시 돌덩이가 구르는 돌길이 잠시 나타나고, 

행여 발이 미끄러질까봐 조심하려고 하면 금세 데크길과 오솔길이 나타나 활짝 웃게 한다.

발 옆으로 깨끗한 계곡이 초록의 물빛을 보여주기도 하고 투명하여 물이 보이지도 않게 흘러내리기도 한다.

지나치게 우렁차지도 않으면서 귓가에 시원함을 가져오는 물살,  물살 위로 비치는 가을햇살, 가을햇살 위로  파랗게

펼쳐진 가을하늘과 옅은 구름이 마치 솜을 흩어 놓은 듯하다.

 

가을이 시작되는 날, 여름이 아쉬움에 주춤거리는 날,

트레킹하기엔 더없이 안성맞춤인 날을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이들의 발걸음이 하늘로 올라갈 것처럼 경쾌하다.

 

백담주차장에서 영시암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린다.

영시암에 도착하니 해우소앞에 긴 행렬이 이어져 있다.

아쉬운 것은 휴지도 없고 푸세식이면서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깨끗한 화장실과 휴지는 기본 중에 기본인데... 아주 많이 아쉽다.

영시암에서 수렴동 대피소까지는 20분이다.

대청봉을 가려는 등산객들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그래서 대피소에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가 있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여기도 화장실은 제로이다.

(물론 영시암보다는 아주 조금 나은 수준이다)

 

하산하는 중 계곡에 발을 담그고 준비해간 과일을 먹으며 수고한 발은 설악산의 맑은 물이 대신 마사지해 주도록 맡겼다.

발이 시려 2분도 담그지 못하고 꺼내야 했다만..

 

사무실로 택배가 왔는데 옆집에 맡겼다는 말에 주차장에서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평내로 내달렸다.

작은 돌을 딛고, 폭신한 흙을 밟으며 누군가 애쓰며 깔아 둔 데크를 걸으며 나는 여전히 행복했다.

역시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참~ 좋았노라!!!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악산둘레길 11코스  (7) 2025.10.28
전등사 둘레길  (9) 2025.10.21
방태산자연휴양림과 내린천 무장애나눔길 트레킹  (8) 2025.10.11
국립수목원  (10) 2025.09.23
오남수변공원  (9)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