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오남수변공원

여디디아 2025. 9. 15. 15:57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서서히 물러나는 자리에 가을이 수줍게 스미고 있다.

불룩하던 배, 숫자의 끝을 모르는 것처럼 올라가던 저울 위의 수, 사진에 박힌 흉물스러운 나의 모습,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식단을 신경쓰고 운동을 하기 위해 저물어가는 여름을 참으며 게으른 몸을 일으켜 땀을 흘리기 시작하고, 

땡볕에 내리 꽂히는 햇살을 묵묵히 견디며 주말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3개월이 지난 지금, 2KG을 감량했다.

틈만 나면 트레킹에 대한 유튜브를 보느라 정신이 없고 시간에 얽매인 자신을 한심하게 들여다보고,

전국의 숲길을 흘린 듯이 들여다보며 침을 줄즐~~ 흘리고 있다.

 

금요밤기도회를 마치고 나오니 늦은 여름비가 내리고 있다.

천마산 계곡트레킹을 다짐하며 아침을 기다렸는데, 밤새  빗줄기는 그어지질 않고 

늦은 여름비가 이른 가을비로 이어져 나를 하염없이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래, 하루종일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눈으로는 트레킹을 바라보고 귀로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문밖으로 내리는 비를 확인하며 구월의 토요일 아침을 확인하는데,

어느 순간 비가 그어지고 맑은 아침이 창문을 뚫고 햇살과 함께 내 곁에서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 않고, 영숙이에게 전화를 하니 꼼짝도 하기 싫다고 하고, 

오남수변공원이 생각나 안권사님께 전화를 하니 역시  받지 않으니...

운동이라면 거절하지 않는 선집사님과 약속을 하니, 그제야  안권사님과 연락이 닿아 함께 하기로 했다.

 

40년 남양주에 살면서 처음으로 오남수변공원에 갔다는 사실에 안권사님이 놀란다.

공사 중인 구간이 많아 몇 번의 헤맴 끝에 도착한 오남수변공원, 

예전엔 낚시로 유명해 강태공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여 공원 주변에서 공연을 하는 팀들이 많아 관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커다란 카페들이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고, 식당 역시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짐작할 수 있다.

공원을 돌다보니 진흙으로 된  맨발 걷기 코스도 있어서 선집사님과 함께 신발을 벗고 맨발 걷기도 했다.

 

여름이 시작되는 듯이 장미꽃이 예쁘게 핀 모습이 예쁘고,

둘레길 곳곳에 오남리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가 길게 걸려 있었지만  오래 읽어지지는 않았다.

 

안권사님은 교회에서 나를 아껴주고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절친 언니권사님이다.

몇달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아 내 마음이 너무나 아프고  내 기도의 이유가 되었다.

언니는 너무나 씩씩하게 지내는데 곁에서 지켜보는 나는 눈물의 기도가 멈추질 않고 만날 때마다 애가 타들어가니 어쩐 일인지.

환자 티를 내지 않으려 예전에는 하지 않던 화장을 정성껏 하고, 보험회사에서 받은 돈으로 주일학교 성경학교와 수련회에

목적헌금과 교역자들과 성도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모습을 보며 신앙인의 모습을 본받게 된다.

"주를 위해 아끼지 않으며 주를 신뢰하며 걷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든다.

속히 치료되어 하나님을 자랑하고 싶어진다.    

 

점심은 당연한 듯이 언니권사님이 사고 선집사가 차와 빵을 샀다.

호수공원 한 바퀴를 돌고 나오며 언니가 하는 말, 

"집에서 10분이면 오는 곳이니 자주 와야겠다. 주차비만 아니면 좋겠다"라는 말에 내가 한마디 하자 빵~~ 터지고 말았다.

"언니 그렇게 많은 점심을 사면서 주차비 몇 천 원이 아까운 거야?  내가 줄게"라고 말하니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운가 보다.

선집사 역시 "그 주차비 제가 드릴게요"라고 거든다.

 

운동도 많이 하고 하루빨리 회복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참 감사하다.

나뭇잎은 조금씩 야위어가지만 우리 마음은 조금씩 건강해 갈 것이다.

이 가을에 우리네 몸과 마음과 하나님에 대한 사랑도 더욱 강건해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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