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친밀한 이방인

여디디아 2018. 8. 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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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정 한 아 / 문학동네

 

'나'는 '난파선'이라는 단편 소설을 썼지만 정상적으로 책을 출간하지는 않고 남편의 손으로 만든 복사본 몇 권이 전부다.

교수인 남편과 딸과 함께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가던 나는 어느 날 옛 애인을 만나게 되고 남편이 마련해 준 작업실에서 불륜한 만남을 가지게 된다.

어느 날 남편에게 자신의 부정한 행동을 고백하게 되고 남편과 별거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자신이 쓴 소설 '난파선'의 일부분을 읽게 되고 작가를 찾는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난파선'의 저자를 찾던 진이라는 여자를 만남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난파선'이라는 책의 표지에 이유상이라는 이름이 인쇄되어 있고, '진'은 이유상이라는 사람을 찾는다는 사실과 이유상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찾아달라며 '나'에게 부탁을 하게된다.

작가인 '나'는 이유상 혹은 이유미라는 사람의 행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이유미,

양복점 기술자인 아버지와 양복점 여주인인 어머니를 둔 이유미는 부모가 10년만에 낳은 무남독녀이다.

부부는 유미를 피아니스트로 키우기 위하여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들여놓고 가르쳤지만 어느 순간 자신들의 힘으로는 피아니스트로 키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사실을 알았고, 부모 보다 유미가 먼저 깨달아 피아노를 그만두게 된다.

서울로 온 유미는 대학시험에 낙방을 하고 재수학원에 다니게 되지만 어느순간 원하는 대학교의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자신을 감추게 되고 아르바이트와 남자들과의 사귐이 계속되자 재수를 한 후에도 대학에 낙방하고 만다.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유미의 거짓말은 그렇게 시작된다.

거짓말은 또 하나의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또다른 거짓말이 되풀이되고..

결국엔 인간 자체가 거짓이 되고만다.

몇번의 결혼과 이혼을 통하여 유미는 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어지는 성의 정체성까지 잃어가게 된다.

 

마지막 '진'이라는 여자 또한 엄마를 속이기 위하여 유미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고, 유미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결혼 일주일만에 재산에 손을 대지 않고 떠난 유미, 이유상을 찾아나선다는 이유로 집을 나간 '진'을 찾은 '나'는 어이가 없다.

'진'이 동성인 '미리엄'과의 생황을 위해 엄마를 속이고 이유상이 여자라는 사실을 앎에도 남자라고 엄마를 속인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罪라는 것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까지 깊숙히 들어오고 말았다는 생각이다.

동성애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고 죄에 대한 의식조차 없다는 것은 놀랄 일이다.

'친밀한 이방인'이라니.

작가는 '나는 늘 거짓말쟁이와 사기꾼들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어쩌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거짓말쟁이나 사기꾼이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상상할 수 없는 거짓들, 진짜 보다 더 진짜같은 거짓들.

이 거짓들이 결국 우리를 파국으로 내몰아가는 잔꾀이며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이 되지 않을까.

아직은 선량한 사람들이, 양심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세상이다.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니 양심에 거리낌이 있는 사람은 목숨까지 버리며 양심을 고집해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름, 학력, 직업, 성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한 사람,

허상을 겹치고 덧발라 만들어낸 수십 개의 가면 뒤에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진실의 민낯! 

 

재미를 위해서 쓰여진 책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권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

내용이 허접하더라도 문체조차 빛나지 않는 소설이라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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