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로 유명하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추리소설인데 연애의 행방은 예상과는 달리 달달하고 풋풋한 연애소설이다.
결혼과 연애, 연애와 결혼
누군가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했나. 사랑의 유효기간은 1년인가, 2년인가? 아니 6개월이라고 했나?
결혼하고 살아보니 사랑의 유효기간이 별로 길지 않은 것은 확실하고, 선배들의 말처럼 미운정 고운정으로 '가족'으로 살아가는게 결혼생활인가 보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같은가 보다.
결혼을 하면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 같은 압박감이 결혼보다는 연애기간을 오래 즐기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결혼만 하면 자신의 인생이 쫑~~이 날 것만 같은 두려움 또는 불안으로 인해 결혼할 대상이 있음에도 차일피일 미루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이성을 만나 다시 사랑을 나누고픈 욕망을 품은 남자들이 꽤 많다는 사실이다.
소설을 읽으면 두 종류의 남자가 있다.
결혼을 하면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에 시도때도 없이 다른 여자와 사귀어보려는 남자와
오직 한 사람만 택하여 사랑하는 남자...
여기서 전자는 고타와 미즈키이며 후자는 히다와 쓰키무라이다.
고타와 미즈키는 매사에 적극적이며 여자들이 좋아하는 말과 행동을 함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데 필요한 인물과 직장까지 갖추고 있고 히다와 쓰키무라는 그들과는 반대성향을 가진 내성적이며 주변을 의식하는 타입이다.
소설의 서두는 고타가 미유키라는 동거녀에게 출장간다는 거짓말을 하고 모모미라는 여성과 함께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으로 스키를 즐기러 떠나게 되지만 스키장 곤돌라에서 동거녀 미유키를 마주하게 되고 함께 온 모모미와 미유키가 고등학교 동창으로 재회를 함에 따라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
소설의 처음이 스키장 곤돌라에서 동거녀를 만나게 된 고토는 소설의 말미에 역시 같은 곤돌라에서 모모미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미 미유키와 결혼한 고토는 남자의 허세로 앞에 선 모모미를 모른체 온갖 모욕적인 말로 모모미에게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난다.
겨울이면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을 배경으로 스키장에서의 청춘남녀들의 연애의 행방을 잘 나타내준다.
사랑과 이별, 사랑과 결혼, 연애의 행방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청춘들의 연애를 들여다보며 이미 지나간 나의 청년시절을 떠올려보는 것도 재밌기는 하지만 읽고난 후 남는게 없다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