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후 376일, 죽음의 사선을 넘어서
그레이샤 번햄, 딘 메릴 / 전의우 옮김
마틴 번햄과 그레이샤 번햄은 독실한 크리스챤인 부모님으로부터 유년시절부터 신앙생활에 대하여 교육을 받았고
대학을 선택할 때 당연한 듯이 갈보리 바이블 컬리지를 선택하여 하나님께 참된 예배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성도로서의 삶의 태도를 배우고 하나님을 위하여 사용되기를 꿈꾼다.
하나님을 알아감으로 선교사에 대한 꿈을 키우고 부모님의 기도와 바램대로 그들 부부는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마틴은 비행기 조종사로 필리핀에서 일하는 선교사들과 필리핀의 열악한 산악지대에 물품을 공급하는 일을 감당하고 그레이샤는 마틴이 비행을 할 때 마다 마틴의 위치와 날씨, 공항의 상태를 꼼꼼히 파악하여 연결하여 주는 역할을 감당했다.
바쁜 생활중에서도 아이들과의 여행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알았고 아이들과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결혼 18년을 맞이하여 둘은 필리핀의 도스 팔마스 리조트에 여행을 가게된다.
여행의 첫밤을 지나기도 전인 2001년 5월 27일 새벽 악명높기로 유명한 아부 사예프라는 무슬림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팔마스 리조트에 묵은 여행객들이 함께 납치되고 납치된 상황에서 376일을 끌려다닌 그들부부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실렸다.
돈으로 흥정하며 요구하는 무슬림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미국정부와 필리핀 정부와의 사이에서 금방 풀려날 것 같았던 이들의 삶은 376일이라는 긴 날들 동안 이어진다.
리조트에서 옷도 챙기지 못하고 신발도 챙기지 못한 그들은 맨발로, 입던 옷으로 산으로 바다로 끌려다니게 되고 굶주림속에서 허덕이게 된다.
376일 동안 갖은 고난과 고통, 말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그들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며 소망을 두었기 때문이다.
마틴은 무슬림 조직원들의 요구로 라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정부를 향하여 석방을 탄원하기도 한다.
또한 함께 납치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므로 사람들이 낙망하지 않도록 돌보기도 한다.
특히 그레이샤가 넘어지려고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기도 하고 찬송을 불러줌으로 그레이샤를 일으켜 세운다.
더할 나위없는 고통가운데서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가 하면 자기 자신속에 남은 죄의 본질 앞에 회개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며 말씀대로 살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분이 '모든 사람'이라고 말씀하실 때, 그분이 의미하신 것은 '모든 사람'이예요.
예수님은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어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납치했으며 우리를 악랄하게 이용하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나는 누가 나를 영웅이라고 불러주길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지난 1년동안 내 마음에 불타올랐던 분노와 비통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성숙해야 할 부분이 많다.
생각해 보면, 아부 사예프만 '나쁜 사람들'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악한 부분이 있다.
내 속에 그런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를 깨닫는 그것이 정글에서 겪은 가장 호된 시련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나는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어린시절 주일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것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나는 선교사요, 목사의 딸이요, 평생 '착한 여자'이기도 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역경에 힘과 은혜와 온유함과 용기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왜 나는 이런 성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는가?
나는 납치범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실은 이들을 증오할 때가 많았다. 나는 이들을 경멸했다.(P.386)
376일을 지나 구출되는 순간, 정부군의 총에 맞은 마틴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게 되고 그레이샤는 총상을 입은채로 구출된다.
번햄부부의 납치와 고생을 뭐라 말할 수 있으며 표현할 수가 있을까.
본인이나 가족이 아닌 사람은 말로만 이해할 뿐이지 결코 알 수가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원하며
하나님께서 길을 내시리라는 믿음으로 기도하며 견뎌가는 그들, 가족과 친구와 친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모든 시간들이 결코 헛 것이 아님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기도의 위력이 얼마나 커다란 것인지를 알게 된다.
힘든 상황을 견디고 구출되는 순간에 마틴 선교사가 죽으며 그레이샤 혼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에서 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 넘친다.
그렇지만 그레이샤는 슬픔속에 묻히지 않고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기쁨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안에 거하길 원하며 감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
나의 주위에 나의 기도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