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꿀벌과 천둥

여디디아 2017. 8. 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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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온다 리쿠 (思田 陸) 

일본의 여류작가이지만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외국사람들의 이름은 그 누구도 기억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입에 붙지 않으니 당연하다.

 

'꿀벌과 천둥'

피아니스트들의 연주회, 콩쿠르대회에서의 일어나는 일들이라기에 흥미로웠다.

음악에 대해서는 더우기 클래식이나 재즈..등등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문외한이지만 어쩐지 밥 숟가락을 놓지 못하는 미련처럼 구미가 당긴다.

  

소설의 중심은 일본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대회이다.

일본에서는 열리는 대회이지만  각국의 피아니스트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이름을 빛내기 위하여 참가한다.

1차, 2차, 3차까지 거쳐서 본선에 진출하는 가히 피를 말리는 대회이다.

2회에서는 한국의 조성진이라는 청년이 입상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제6회 요시가에 국제피아노 콩쿠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등장 인물들은 피아니스들과 그들을 사사하는 스승들, 그리고 친구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에이덴 아야는 어릴적부터 천재소녀라고 불리어졌다. 타고난 재능으로 남다르게 연주를 하던 아야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연주회장에서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도망쳐 나옴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 아야에게 대학교수인 가나데가 콩쿠르에 나오도록 이끌게 되고 콩쿠르에 참가하면서 아야는 자신의 삶에서 음악은 뗄 수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함께 참가한 가자마 진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공통점을 발견함으로 음악이  주는 새로운 힘을 발견하게 되고 음악으로 인하여 진정한 친구를 얻게 되기도 한다.

 

가자마 진, 양봉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피아노가 없는 가정에서 천재적인 기질을 발휘하게 되므로 호프만 유지 선생에게서 사사를 받게된다.

호프만 유지는 가자마 진을 '기프트'라고 부르며 우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선물인지를 전해준다.

호프만 유지선생이 돌아가시면서 가자마 진에게 추천서를 남기고 이 추천서를 들고 콩쿠르에 참가하여 3위로 입상하게 된다.

가자마 진은 오직 피아노를 갖기 위하여 콩쿠르에 참가하고 피아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입상을 꿈꾸는 천진한 16세의 소년이다.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어릴적 아야의 소꿉동무이다. 

프랑스로 이사를 한 후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게 되고 멋진 모습처럼 훌륭한 연주자가 되어 아야와 재회한다.

어릴적 아야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고 선생님으로부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콩쿠르에서 아야와 가자마 진을 만나 서로의 음악에 공유하며 응원하며 도전을 받으며 1위에 입상한다.

 

다카시마 아카시

음악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도중에 음악을 그만두고 악기점에서 일을 한다.

그의 꿈은 오직 음악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이지만 결혼을 하고 아내와 아이까지 둔 아빠로서 상상할 수도 없다.

평소에 늘 콩쿠르에 참가하고 싶었던 아카시는 피나는 연습을 하게되고 1차 예선을 통과한다.

그리고 장려상과 '봄의 수라'를 가장 잘 연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히시누마상'(일본인 작곡가 연주상)을 받게 된다.

 

글을 읽으며 음악에 대해서(정확히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많은걸 알게 되었다.

연주를 하면서 연주자가 그리는 세상이 따로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곡을 연주하면서 그들은 또 하나의 세상을 발견하고 자기만의 세계속에서 꿈을 꾸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것은 그래서인 것 같다.

아무리 들어도 모르는 곡이지만 그들에겐 생명이며 우주이며 세계인 것을...

예술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콩쿠르라는 치열한 경쟁이지만 시기나 질투가 없고 서로를 인정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위대하기까지 하다.

경쟁자의 연주에서 자신이 힘을 얻고 영감을 얻고, 그것을 함께 나누며 칭찬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쁘다.

에이덴 아야, 마사로, 가자마 진,

모두가 훌륭한 연주자들이며 서로에게서 영감을 얻고 함께 연주하고 싶어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따뜻하다.

콩쿠르대회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들이 이 글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책의 내용이 693쪽이나 된다.

일반 책들이 300쪽을 넘기지 못하는데 두 권의 분량보다 많다.

그래서 읽는내내 즐겁고 행복하고 어쩐지 본전을 제대로 찾았다는 쾌감까지 얻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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