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
고민정, 조기영 / 북하우스
고민정 아나운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알 수 없는 심연의 깊은 곳까지, 꽉 찬 지식과 순간순간 번쩍이는 지혜와 누구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외모를 가진 여성들이 최고로 꼽는 직장이 방송국 아나운서가 아닐까?
고급지고 높은 퀄리티가 스스로를 빛나게 하는 아나운서,
덕분에 그들의 결혼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상대이며 함부로 바라볼 수 조차 없는 분들이다(?).
여자 아나운서들이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는 것을 시샘하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은근히 응원을 하는 이유는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품위를 잘 알기 때문이며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서 여자 아나운서들의 배우자들은 일반인들에게서 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같은 남자로서 부러움을 살 수 밖에 없다.
12년전, 어느새 그렇게 세월이 지나갔나??
고민정 아나운서의 결혼소식이 메마른 우리 삶에 훈풍을 몰아왔다.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는 가난한 시인 조기영과의 결혼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녀의 신념과 사랑에 경의를 느끼게 했다.
그런 그녀가 남편 조기영시인과 결혼한지 어느새 12년,
두 사람이 알콩달콩한 삶의 이야기와 달달한 연애시절과 콩을 볶듯이 볶아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일상의 이야기가 詩처럼, 음악처럼, 그들이 살아가고 싶어하는 물처럼 담아졌다.
'삶으로 보여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라며 당당하게 말을 했던 그녀의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같고
가난한 삶이지만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시인의 마음에 확신을 심어주기도 하는 글이다.
고민정 아나운서와 조기영시인이 함께 써내려간 책은 고민정아나운서의 일상과 아이들을 키우며 겪는 일들과 남편을 내조하며 자신의 미래를 향하여 끊임없는 전진을 위한 남편의 무궁무진한 응원이 담긴 글이다.
뒷부분 조기영 시인의 글 역시 고민정을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짝사랑에 상사병을 앓던 일과 이후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했던 일들이 시인답게 아주 재미나게 표현함으로 읽는 이들이 함께 달콤하게 되는 글이다.
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가난함을 택함으로 남자로서 주부의 역할을 감당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조기영 시인,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한 없는 바보 남편의 모습을 드러낸다.
고민정, 조기영, 조은산, 조은설,
글처럼 그들의 삶은 늘 이렇게 이성적이며 진선진미의 삶일까?
'목표의 올바름을 선이라 하고
과정의 올바름을 미라 하며
목표와 과정이 동시에 올바름을 진선진미라 한다'는 시인의 말처럼
진선진미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그들의 복된 삶이 참 부럽다.
마치 한 편의 동화책을 읽듯이 따뜻하고 감미로운 글을 읽는내내 내 마음이 황홀하며 행복했다.
이번 대선이후 고민정 아나운서가 더불어당 부대변인이 되었다는 소식이 좀 서운하다.
삶으로 보여주는 언론인으로 남아주길 바랐는데...
이젠 삶으로 보여주는 정치인이 모습을 기대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