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여디디아 2016. 3. 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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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기호 / 마음산책 

 

 

웃음과 눈물의 절묘함

특별한 짧은 소설

 

 " 짧은 글 우습다고 쉽사리 덤볐다가

   편두통 위장장애 골고루 앓았다네

   짧았던 사랑일수록 치열하게 다퉜거늘"

 

작가의 말에서 인용한 글이다.

짧은 소설을 엮은 책이라  우습게 생각하고 덤볐다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나 보다.

이 짧은 글을 읽는 동안에 이미 마음에 무너져 시시덕거리며 웃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의미가 담겼으리라 짐작했었다.

 

지난번 '차남들의 세계사'를 읽으며 이기호 작가를 알게 되었다.

표현이 자유롭기도 했지만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모습을 일일이 적어 내려감이 무척이나 인상깊었고 재미졌다.

그런 이유로 은근히 이기호의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작가 친필본을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친필사인이라기에 혹시 몇 자라도 적었으려나 기대를 했는데, 달랑 이름 석자이다.

 

큰 타이틀이 세개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에겐 일 년 누군가에겐 칠 년

아아아아

좀 쉬면 안될까요?

 

작가의 말 처럼 짧은 소설이기도 하고, 일기이기도 하고, 에세이이기도 하다.

때론 실실거리는 웃음이 마치 실성한 여자의 그것처럼 만들고

때론 물컹하고 진득한 진심이 무거운 무게로 다가와 굵은 눈물이 되어 흐르기도 한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일상의 이야기,

어제 만난 친구의 이야기와 이웃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웃의 이야기,

콜라보다 진한 남매들이 경험하며 비틀거리며 허둥거리는 이야기,

무엇보다 갈 바를 알지 못한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참한 슬픔만이 슬픔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하고, 호화판의 생활만이 여유로운 삶이 아니란 것을,

내용이 어려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둔함이 없어서 더욱 재미지고 찰지다고 해야할까?

친한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과 부모님께 드려야 할 말들과 너무 늦지 않게 전해야 할 이야기들이 

때론 한숨으로, 때론 유쾌한 웃음으로 담겨져 있다.   

 

여전히 아쉬운 것은 짧은 내용만치 얇은 책의 두께이다.

내가 요즘 지나치게 가난한 탓인가, 어째 책을 읽으면 책 두께가 얄팍해진 것이 꼭 세대를 따라 닮아가는 얇은 사람의 마음처럼 얄팍해지는 것 같아서  못내 아쉽다.

 

유쾌하고 재미진 책이다.

봄꽃이 앞다투어 피기 시작할 때, 

당신도 한번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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