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로 역 정
존 버니언 /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
천로역정
천로역정을 처음 읽은 것은 20대로 들어설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책을 읽으며 나름 많은 것을 느꼈고 공감을 했으며 또한 도전도 받았을 것이다.
세로로 된 글과 자잘한 글씨체의 자부룩한 졸음같은 것이 아직도 희마하게 기억이난다.
너무 오래되기도 하고, 그때 크게 감동으로 남은 것이 없던 탓인지, 잊혀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어쩌다 천로역정이 소개될 때면 '나도 읽었는데 내용이 뭐더라?" 정도이다.
올해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볼 마음을 가졌다.
첫번째로 택한 책이 천로역정이다.
예전보다 훨씬 세련된 디자인과 커다란 글씨체, 거기다가 중간에 삽화가 삽입되었고, 마지막에는 단원별로 단어풀이까지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도 쉽고 읽기도 쉽다.
어렵게 느꼈던 천로역정이 너무나 쉽게 번역이 되었고, 글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 역시 이름과 인물이 잘 어우러짐으로해서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
'허세, 무례한, 불신, 위선, 교만, 소망 등등..'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천로역정이란 말 그대로 천국으로 향하는 길이다.
순례자가 되어서 천국으로 가는 길을 하나씩 설명하는 것인데,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이후부터 천국에 이를 동안 우리들의 삶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글이다.
예수님을 영접했다고해서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다거나, 곳곳에 숨겨진 시험을 통과하지 않아도 무조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기도 하는 내용이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기만 하면 누구를 막론하고 예수그리스도의 자녀가 되는 일이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여 주여하는 자가 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이 알곡과 쭉정이를 고르기도 하시지만, 추수를 하기 전에 이미 우리는 알곡과 쭉정이로 나뉜다는 사실이다.
신앙생활을 하다가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치면 우리는 시험에 든다.
자신이 연약하여서 시험에 든다는 사실을 의식하기도 전에 남을 탓하고 곧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리는 일이 빈번하다.
작은 일에서부터 큰 일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에서처럼 예수님을 믿는다고해서 병이 나지 않는 법도 없고, 사업이 번창하여서 삶이 부유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에서 곧잘 예수님을 시험하고, 응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스스로 지쳐 떨어지는 상황이 왕왕 발생한다.
순례자가 가는 길은 좁은 길이며 험난한 길이다.
길을 가다가 죽을 고비를 만나기도 하고, 평안한 곳에서 잠속에 빠지기도 하고, 곧고 넓은 길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순례자는 잘못 접어든 길에서 돌이킬 줄 안다. 그리하여 끝내 승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환난이나 핍박이 아니라 안일하고 평안한 삶이 우리를 사단의 손으로 끌어가는 세상이다.
어쩌면 힘들고 어려울 때, 1970년대에 한국교회에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처럼, 우리의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더욱 하나님을 찾게되고 의지하게 된다.
지금처럼 평안하고 여유로운 세상에서는 좀 더 즐기기 위하여, 이생의 자랑과 안목의 정욕이 우리를 좁은 길에서 끌어내어 넓은 길로 유인하며 아무런 자각도 없이 넓고 평탄한 길로 들어서기 때문에 교회의 부흥보다는 성장이 오히려 멈추어지는 악하고 게으른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북한의 지하교회에서 기도하며 찬송하는 성도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지 깨닫는다.
천로역정,
먹을 것,입을 것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오늘, 시간이 되면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는 일이 혹시 습관은 아닌지 모르겠다.
천국으로 향하는 순례의 길에서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나면 나는 죽음앞에서도 당당하게 천국을 향하여 곧잘 좁은 길로 걸어갈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어느 순간 포기하고 중간에서 수렁텅이로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단 한순간도 자만하지 않고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하며 예배에 집중하는 사람만이 천국에 입성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내 인생의 여정이 끝나는 그 날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당당한 모습으로 하나님앞에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좁은 길 가기를 주저하지 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새해아침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