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정글만리

여디디아 2013. 12. 19. 13:59

정글만리. 1정글만리. 2정글만리. 3

 

정 글 만 리

 

조 정 래 / 해냄

 

 

조정래..

내가 그분의 작품을 만난건 곱디고운 처녀적, 즉 스무서너살쯤인거 같다.

가장 처음 대한 책이 '유형의 땅'인것 같다.

그후로 선생님의 광팬이 되어 버린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태백산맥이나 아리랑, 한강은 출간되기 전부터 기다려왔고, 한권씩 나올 때마다 서점에 들러서 잉크냄새가 폴폴 날리는 책을 사고 하루이틀에 걸쳐 읽었던 생각이 난다. 

다음 책을 기다리며 야금야금 읽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정글만리,

오랫만에 나온 장편소설이라 큰 기대를 품었다.

이미 태백산맥으로 시작한 한국의 역사적인 배경과 시대적인 상황은 아리랑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며 마무리가 되었는데

과연 이번 소설의 배경은 어느 시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까... 하는 .

뜻밖이었다.

물론 나에게는 뜻밖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현장을 정확이 짚어냈으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삶의 질이 어떠한 것이며 우리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를 나타내준다.

 

소설이 무대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이다.

종합무역회사의 영업부장인 전대광이라는 인물이 소설의 중심에 서 있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사람들의 내밀한 본성과 국민성, 과거나 미래가 아니고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준다.

중국이란 거대한 국가의 역사와 넓은 땅덩어리의 자유함과 가진 자들의 여유보다는 더 가지려는 무한한 욕망,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속고 속이는 짝퉁덩어리의 모습들,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짝퉁마져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한다는 논리로 사람들 설득시키는 힘,

짝퉁인줄 알면서 내치지 못하는 허영과 허세가 가득한 인간들의 모습,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본심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또한 그 중의 한 사람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전대광이란 영업이사는 한국의 의사인 서하원을 중국의 어느 병원으로 영입한다.

한국에서 양악수술을 하다 환자가 숨지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오갈데가 없는 서하원은 선배의 소개로 전대광을 알게 되고 중국으로 가게 된다.

성형수술을 하기 위하여 줄을 잇는 여자들 덕분에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고 많은 돈을 벌었지만 샹신원에게 모두 사기를 당하는 상황까지 이르지만 결국 전대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게 되는 과정은 훈훈할 뿐이다.

 

정글만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의 영업방식을 잘 나타내줌으로 각 나라의 국민성을 보게 된다.

중국을 얕잡아 보면서 중국에서 영업을 하지만 중국말을 배우지 않고 통역을 세우는 일본인들의 거만함과 교만함,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중국말을 배움으로 중국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임으로 영업이나 모든 활동에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정치적으로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에 대해서 사죄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민다.

사람의 마음은 누구나 같아서 그런 사람들을 중국인들이 좋아할리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발버둥치는 사람들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살아남기 위하여 부정을 눈감아야 하고 부패를 모른척 해야 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들.

아무리 험한 전쟁터라 할지라도 진심은 통한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는다.

선생님의 조국이 한국이어서일까,

한국인들에 대한 모습은 성실하며 선하며, 다른 나라의 문화재에도 감동하며 파괴되어가는 모습에 안쓰러워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모두가 따뜻하며 모두가 정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에서는 서로를 도우려고 하고 도움을 받으면 잊지 않음으로 다시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들이 책을 읽는내내 나를 편안하게 한다.

 

3권의 책을 읽으며 얻은 것은 '인간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마음으로 이웃을 돌아볼 때, 또한 그 마음을 잊지 않음으로 다시 되돌려주려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끝까지 간직해야 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추운 날씨만큼 치열한 세상,  앞뒤를 돌아봐도 경쟁뿐인듯 싶은 사람사는 세상,

'나'의 안녕을 위해서는 '너'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세상일지라도

우리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있으면 치열한 이 세상을 봄빛스미는 따뜻한 세상으로 바꿀 수가 있으며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건 분명 멋지고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조정래 선생님의 안녕을 빌어보며 다시 다가올 새 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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