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모성

여디디아 2013. 9. 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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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성(母性)

 

미나토 가나에 지음 /  김 혜 영 옮김 

북 폴리오(미래엔) 출판사 

 

 

평소에 일본작가의 책은 잘 읽지 않는 이유는 이름을 외우기가 너무 어렵고 어쩐지 마음에 쏙~ 박히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난데없는 애국심이 나를 가로막고 있어서 스스로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힌 것일까?

하긴 일본이 아니라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외국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내 머리 탓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하겠다.

책 한권을 읽어가는 동안 내내 주인공 이름을 외우지 못하고 글이 쓰여진 동네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니 결국 스스로 스트레스가 되고 그러다보니 귀에 익숙하고 어딘가 궁금하기도 하고 기회가 닿으면 한번쯤 가보기도 좋은 한국 작가만을 고집했다.

물론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성 (母性),

인류 최초에서부터 지금까지, 모성은 아무래도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고귀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하긴 하나님이 이 세상 모두를 한번에 품을 수 없기에 각자에게 어머니를 주셨다는 說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도 하니...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끔 매스컴을 통하여 전달되는 짐승들의 모성애 또한 우리를 짠하게 할 때가 있음을 보면 

모성이란 단지 사람만이 아닌 세상 모든 생명체에게 부여되어진 선물이 아닐까 싶다.

게중에,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모성을 가진 사람도 있기는 하다.

 

소설은 어머니와 딸,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그 사랑을 자신의 딸에게도 전수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어머니,

외할머니로 부터 받은 어머니의 사랑을 자신도 고스란히 물려받고 싶어하는 딸,

결국 사랑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싶어진다.

 

어느날 아파트 5층에서 여고생이 투신을 하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어진다.

딸의 어머니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 '나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키웠습니다'는 이 말이 이 책을 이끌어가는 중심 단어이다.

다행히 옥상에서 투신한 딸은 죽음을 면한채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는 과정이 조용한 모습으로 담겨졌다.

 

엄마의 입장과 딸의 입장,

엄마의 변론과 딸의 변론은 옛날을 돌아보며 좋았던 날들을 추억하며 괴로웠던 날들을 들추어내어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서운했던 마음들을 드러내 놓았다.

딸을 끔찍히 사랑했던 외할머니는 자신의 딸이 또한 딸에게 자신만큼 딸을 사랑하기를 원했던 마음에 폭풍우가 몰아친 밤에 화재로 인하여 딸과 어머니가 죽음의 기로에 서 있던 때에 딸이 자신의 딸을 구하기 보다는 엄마를 구하려고 하자 외할머니는 외손녀를 구하기 위해 혀를 깨물어 자살을 하고만다.

외할머니의 이런 죽음을 모르는 딸은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을 보듬지 않는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손녀를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선 엄마를 잊지 못한 딸은 자신의 딸을 보며 죽음을 택한 어머니를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딸을 금지옥엽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딸의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혹독한 시집살이에서도 딸을 바라보며 위로를 받는 엄마,

시어머니의 포독스러움과 남편의 무심함, 이어지는 남편의 외도와 15년간의 가출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외로움에 비하여 딸은 엄마의 표현하지 않는 사랑을 느낄 수 없어 방황하며 괴로워하는 모습들,

그러면서도 할머니앞에서나 고모들앞에서 또한 우유부단한 아빠 앞에서 엄마를 보호하는 딸의 모습들을 보며 표현하지 못한 사랑은 느낄 수도 없는것인가..싶어서 안타까워진다.

 

사랑이란 것이 표현해야 사랑인줄 알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만큼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엄마에게 받았던 사랑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엄마와 그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딸,

결국 서로에 대한 내면의 사랑을 발견하지 못한채 빙빙 겉도는 모습이  딸을 투신하게 만들지만 결국 이 일로 하여금 엄마와 딸의 마음을 치유하고 가정이 회복되어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자식,

부모에게 자식은 모두가 금지옥엽이 아닐까.

금지옥엽을 키운 자식들이 과연 부모를 그런 마음으로 바라봐 줄까?

돈 때문에 어머니와 형을 끔찍하게 살해한 아들의 모습이, 추석연휴 내내 우리를 혼란케 하고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이 자식 또한 그 어머니에게는 금지옥엽이 아니었을까.

 

윤기를 잃어가는 나뭇잎처럼 어쩐지 금지옥엽이란 낱말이 쓸쓸하게 여겨지는 가을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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