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여자
넬레 노이하우스 / 김진아 옮김/ 북로드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다.
취미가 다르고 잘 할 수 있는 특기가 다르고,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고 좋아하는 꽃이 다르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 있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외국작가의 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첫째는 사람이름 외우기가 어렵고, 둘째는 작가들이 말하는 그곳이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지 모르고, 그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작가가 쓴 표현이 내 마음에 착 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번역의 한계는 작가의 마음을 내게로 이어주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문체들이 서걱거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역시 한국사람에겐 한국사람이 쓴 글이 가장 좋다.
표현력과 마음의 감동이 쉽게 이어지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편하고 나도 모르게 주인공속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소설이 실제의 일이 아니라 가상의 세계라고 할지라도 책을 읽는동안 나는 책 속에 빠져 어느 것이 현실인지 잊게 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내게 또 하나의 세계이며 가장 편안하고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랑받지 못한 여자,
세상의 모든 악한 여자들은 한결같이 예쁘고 아름답다.
또한 한결같이 남자들을 쉽게 아우르며 세상 모든 남자가 내 것인듯, 세상 모든 남자가 나의 말 한마디, 손짓하나, 웃음하나에 내 것이 된다고 믿고 있고 , 그 생각이 거의가 맞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자벨이라는 여자 역시 이쁘고 아름답다.
친구오빠인 남편 게르스트너가 자신을 사모하는줄 앎으로 남의 아이를 가진 몸으로 게르스트너와 결혼하게 되고
이후 사치와 허영, 돌발적인 행동으로 게르스트너를 곤경에 빠트리고 결국은 자신의 길을 가게되지만
어느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되어진다.
이 책은 2주간 동안 형사 피아 키르히호프와 보덴슈타인이 이자벨의 죽음을 수사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이자벨은 돈을 위해서 누구든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몸과 외적인 아름다움을 미끼로 돈을 벌어들인다.
하나밖에 없는 딸까지 팔아넘기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이자벨은 결국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여자가 되고
주변의 사람들을 힘들게 한 만치 자신의 죄로 인하여 피살되기에 이른다.
추리소설이 그러하듯이 특별한 것보다는 두명의 형사가 범인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며 형사로서의 고단한 삶과 한명의 범임을 잡기 위한 수많은 시간들과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싸워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권력과 돈 앞에서 배반과 배신이 이어지고, 진실이란 찾을 수도 없는 사람들,
부모의 유산을 탐하여 화재로 부모까지 죽이는 잔인한 사람들의 무참함까지 가진 것이 인간이란 사실을 확인하며 도대체 탐욕의 끝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돈과 여자, 질투와 복수로 이어지는 속에서도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는 것은 '우정'이다.
친구 게르스트너를 위한 게오르크 리텐도르프, 플로리안 클래징, 발렌틴 헬프리히의 똘똘 뭉쳐진 우정이 그나마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의 작은 위로가 된다.
살아가는데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돈에게 노예가 되거나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돈 때문에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엇으면 좋겠다.
어쩌면 돌고 돈다는 그것이 내게는 그리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욕심까지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돈' 보다는 '마음'을 가지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