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눈에는 희망만 보였다
강 영 우 / 두란노
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사람, 강영우 박사의 유고작..
1944년 양평에서 출생한 강영우박사는 중학교시절,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는 중, 공에 눈을 맞고 망막박리가 되어 실명한 후,
어머니와 누나를 잃고 동생 둘을 데린 고아가 되었다.
어릴적부터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강영우 박사는 하나님께 매달리며 눈을 보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다.
그 간절한 마음은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느순간 기도응답이 No라는 것도 하나님의 계획이심을 생각하고 더 이상 절망하지 않은채 꿈을 꾸기 시작한 박사는
장애라는 큰 장벽을 축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연세대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내리지 않을 때도 그는 절망하지 않고 해당부처를 찾고 인맥을 찾아서
연세대학교의 교칙을 수정하면서까지 입학허가를 받아낸다.
또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살피는데 앞장을 섬으로 이후로 장애인들을 위하여 복지와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활동을 했다.
국제교류로타리클럽에서 장학금을 받아 대학생활을 하고 미국의 양부모로부터 굿윌 인더스트리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 굿윌 인더스트리 도입에도 앞장서서 사업을 추진한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받은 혜택을 다시 되물림하기 위하여 평생을 봉사하며 섬기며 장애인을 보살피는 일을 해오신 강영우 박사,
일을 하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하나님의 은혜로 인함이라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기독교가 그분으로부터 이땅에 세워지는게 아닌가 싶어지기도 한다.
그의 지팡이가 되어서 평생 한발짝 앞장서 걸으며 곁을 지켜준 석경숙 박사,
평생을 함께할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할 때 그는 눈알만 한 다이아몬드나 반지 대신에 이름 석 자를 선물했다고 한다.
석, 은, 옥
자갈밭을 걷는 것과도 같은 힘든 석의 시대 10년,
아이들을 양육하고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열심히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는 은의 시대 10년,
받은 은혜와 사랑을 보답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옥의 시대 10년..
그렇게 살기로 다짐한 그는 약속한 석,은,옥의 시대를 다 살았으므로 나머지의 삶은 하나님님이 허락하신 '덤'으로 산 시간들이었으며, 덤으로 주어진 시간에서도 열심히 봉사하며 장애인을 위하여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봉사와 헌신을 마다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2011년 11월, 췌장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고,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고 하며 아내에게, 진석,진영 두 아들에게,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며 이 땅에서의 삶을 정리하며 쓴 책이 이 책이다.
나의 장애는 축복이었다.
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사람들
희망에 장애는 없다
"축복받은 삶, 감사합니다"
4부로 엮어진 이 책에는 그의 유년의 시절과 대학원까지 마치고 한 가정을 훌륭하게 세워놓은 이야기,
장애를 지녔거나 가족의 장애를 통해서 장애를 축복으로 바꾸며 장애인들을 위하여 노력하는 세계적인 인물들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가 누군가의 등대이며 지팡이며 자녀들이 부모를 통해서 배우는 것들, 또한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음과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도 돕는 손길을 준비하신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하며, 장애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사랑은 이미 계획되어 있었음을 고백하는 간증,
먼저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글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메세지가 차례로 수록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선천적인 장애는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후천적이라고 한다.
장애인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돌려지는 고개, 다시금 힐끔거리는 부끄러운 시선처리,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두어발짝 물러서는 이기심, 결코 나의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일 것이라는 교만한 마음,
이런 마음을 없애고 장애인들도 나와 똑같다는 생각을 가질 때, 그들의 불편함을 위하여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 수 있을 때,
그제서야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비겁한 편견이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문화가 발달하고 문명의 이기가 클릭 한번으로 전세계를 훑어볼 수 있는 시대,
그만치 우리의 삶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사고를 당할 확률과 장애를 가질 확률도 높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있다.
이별이란 누구에게나 슬픔이다.
그러나 강영우 박사의 죽음은 세상 모든이들의 슬픔이다.
그 분의 환한 웃음으로, 하얀 지팡이로, 하나님을 향한 경외와 믿음으로 모든 장애인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던 마음 때문에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높아지고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음을 감사한다.
미국에서 유명한 안과의사가 된 큰아들 진석,
오바마 행정부 법률고문으로 일하는 작은아들 진영,
비록 육신의 눈은 앞이 보이질 않지만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낸 강영우 박사,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뜨겁게 차오르는 것은 무엇인지.
정안인으로서도 봉사와 헌신보다는 무사와 안일만을 추구해온 내 삶이 부끄럽고 내 아들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니 어딘가로 숨고싶은 마음 간절하다.
故 강 영 우 박사님,
당신은 참으로 멋진 분이십니다.
당신이 떠난 이 세상은 조금 허전해졌지만 당신이 남기신 발자취를 통하여 더 많은 이들이 당신이 행하셨던 일들을 당신처럼 묵묵히 행할 것입니다.
지구 어디에선가 당신처럼 분명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