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아버지, 그리운 당신

여디디아 2009. 12. 22. 17:00

아버지 그리운 당신

 

세월이 쏜 화살과 같이 빠르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날들이다.

2009년이 시작된지 며칠되지 않은것 같은데 어느새 한해를 접어야 할 끄트머리에 서성이며 지난일을 추억하자니.. 정말 한순간이다.

 

가을에 시작한 성경1독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11월을 성경속에 빠져 지내다보니 어느새 12월, 가까스로 성경통독 19독을 마치고 눈을 돌리니 읽어야 할 책과 읽고픈 책이 수두룩하다.

몇권의 책을 주문하고 배달되어온 책이 책상위에서 먼지를 덮어쓰는 모습을 보며 하루에 대여섯시간을 성경속에 파묻혀 지냈다.

 

아버지, 그리운 당신..

누구나 같은가 보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은 우리에게 좋은 추억만을 기억하게 한다.

가끔 서운하고 미웠던 마음은 죽음이란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모든걸 용서하며 이해하며 또한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잊혀지게 만든다.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도, 친구도, 이웃도, 이웃의 이웃의 잘못도 죽음앞에서는 하염없이 너그러워지는 마당에 하물며 가족임에야.. 그리움에 잠을 설치고 못다한 효도에 피눈물을 쏟아내는 부모님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돌아가신 아버지, 지금도 생존해 계시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작가들 또는 저명인사들이 잔잔한 마음을 써내려간다.

1,2,3부로 나뉘어진 책 중에서

1부는 소설가, 시조시인, 아동문학가 등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분들에 대한 자식들의 그리움이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다.

2부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신분들을 추모하며 자녀들이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들이다.

100주년을 맞이하는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문학이 이렇게 장성하며 빛을 발하는지도 모르겠다.

3부는 지금도 살아계시는 아버지를 향한 글과 이미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글들이 묶여져 있다.  특이하게 그중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과 원망을 이제서야 이해가 되며 용서가 되는 분들이 있다.

젊을수록 아버지에 대한 편만한 생각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를 '나'이게 하신 아버지,

그 아버지로 하여금 지금의 내 모습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더러는 아픔을 주기도 했었고 더러는 슬픔을 알게도 하셨고, 더러는 고통을 느끼게도 하신 아버지, 그러나 더 많은 기쁨과 더 많은 즐거움과 더 큰 행복을 가르쳐 주신 아버지...

23년간 아니 살아숨쉬는 날동안 정신적인 지주가 되시는 아버지,

이 글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는 아버지는 어쩌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긴 가뭄으로 인하여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아픔을 나로 인해 겪으셨을지도 모르고 까맣게 탄 숯처럼 순간순간 까맣게 타들어간 심장이 되기도 하셨을 것이다.

 

이른 봄이면 가득한 진달래를 꺾어다 주시던 아버지,

여름이면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으시며 기뻐하시던 아버지,

가을이면 추수한 알곡들을 바라보시며 한알의 콩이나 벼이삭도 알뜰히 챙기시던 아버지,

하얀 눈이 쌓이는 겨울아침이면 이른 신새벽에 말끔히 비질을 함으로 붉은 황토흙을 밟게 하신 아버지..

 

누구에게나 아버지는 기둥이며 존재이며 이 세상을 살아내기에 튼실한 버팀목이 아닐까.

아버지를 추억하며 기획한 대산문학의 곽효환, 최동호님..

유난히 추운 겨울을 아버지를 끌어냄으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심이 감사한 날, 12월은 여전히 아버지의 조용한 침묵처럼 우리곁에서 멀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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