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정월대보름

여디디아 2009. 2. 9. 09:50

 

바쁜 날들이다.

현대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늘 바쁘다.

특히 나처럼 직장과 가정과 교회일을 동시에 해 나가야하는 하는 경우는 더욱 바쁘다.

정월대보름이면 풍성한 나물과 오곡밥을 해서 이웃과 나누어 먹는 일이 내게는 기쁨이다.

기다린 봄이 입춘과 함께 다가오고, 정월대보름이 환한 모습으로 기다린 날,

인터넷으로 찹쌀을 사고 농협에서 차조와 수수와 율무를 샀다.

여기저기서 얻은 시래기나물, 고구마순, 묵나물..

거기다 마석장에서 고사리와 시금치와 무우를 보태고 불고기를 넉넉히 보탰다.

구정에 남은 밤과 대추, 지난여름에 농사지은 이에게서 사놓은 울타리 콩이며 팥..

보름준비에 돌입하려는데 일이 생기고 또 생기고...

 

토요일에 교회에서 전교인 윷놀이가 있었다.

지난해에도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는 출근하는 날이라 점심시간에 달려가 떡국으로 점심읗 해결하고 개인전 윷판에 끼어들었다.

1차전은 무난히 통과, 2차전에서 일찍 고배를 마시고는 언니네로 갔다.

사업을 접고 1년을 휴식기간에 있던 큰형부가 10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고 한다.

1년동안 나오지 못하고 계신다길래 토요일 저녁에 고양으로 달려가 식사를 하고 오랫만에 만나는 오빠와 언니와 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니 12시가 되었다.

 

가득하게 삶아진 나물과 불린 찹쌀과 오곡..

새벽에 일어나서 하기도 어렵고 저걸 어쩌나...

주일오후엔 장로임직을 위한 투표가 있고... ㅠㅠ

아무리 궁리를 해도 해답이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무릎을 탁~~ 내리쳤다.

"그래, 마르다가 되는거야.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지만 마르다는 음식준비를 했다지 않아.."

말씀도 중요하지만 이웃과 나누는 교제도 중요하다고 스스로 변명을 하며 오전예배를 마치고, 고등부예배를 마치고 오후예배까지 1시간30분의 막간을 이용하여 집으로 달려오며 이미 오후에배는 포기했다.

'4시에 장로투표에 참석하자'.. 

 

집으로 돌아와 일곱가지 나물을 차례로 세우고 양념을 하고, 양념이 배일동안 시금치를 삶고, 다시 나물이 볶아지는 동안 밥을 앉히고....

후다닥했지만 3시30분을 넘어선다.

 

11명의 후보중에 5명을 선출하는 투표, 여전히 어렵다.

1차에 문병희, 정대희집사님이 간신히 통과하고 다시 2차로 들어갔다.

2차 발표를 기다린 순간, 역시 허무하다.

당선자가 아무도 없다고 한다. 휴~~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건네고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건네며 집으로 돌아와 이윤형집사님과 낙선한 이성열집사 가족을 불러 오곡밥을 먹었다.

해마다 나로인해 보름나물과 오곡밥을 먹는다는 이향자권사님,

집에 나물이며 잡곡이 있지만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강영분집사..

피곤할텐데 그냥 우리끼리 먹고말자는 남편..(역시 신랑밖에 없쓰~~).

오랫만에 세 가족이 함께 이런저런 이야길 나무며 보름나물과 오곡밥을 먹고 돌아가는 그들에게 다시 나물과 밥을 조금씩 담아드렸더니 기쁨이 두배가 된다.

동생에게, 회사에, 집사님께, 권사님께..

두루두루 나눈 오곡밥과 나물이 내 모든 피로를 잊게하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얼마나 행복한 기쁨인가.

 

'기억조차도 희미했던 귀한 오곡밥 정말 감사했어요. 따뜻한 정이있어 더 좋았구요, 쌩유'

대보름날 아침댓바람에 이성열집사가 보내온 문자이다. 

 

오곡밥을 4솥을 하고 불고기 3kg을 하고..

30명이 먹은 나의 정월대보름..

 

나,

얼굴도 이쁜 것이 마음까지 이렇게 착해도 되는거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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