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5000 토너
일본 '토키와사'에 납품하는 토너입니다.
국내 최초로 레이저토너를 리필하는 우리회사가이지만 시대의 흐름에는 도리가 없다.
그동안 토너를 재생하는 여러 회사가 문을 닫기도 하고 우후죽순격으로 새롭게 시작을 하기도 했다.
16년차인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많은 직원들이 들락거렸고, 많은 업체들이 허망하게 문을 닫기도 했다.
우리 회사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견뎠다.
물론 사장님의 재력이 우리를 버티게 한 것이다.
몇년동안 힘이 들어서 월급도 동결이고 보너스도 줄어들고..
직원들이 하나씩 줄어들어 가기도 하는 안타까운 세월이었다.
지난 가을부터 일본 수출건이 알음알음 대화에 끼어들기 시작하더니 지난 연말에 극적으로 체결되었다.
그리고 첫 제품으로 HP 5000 토너가 1월 20일에 현해탄을 건너가기로 약속이 되었다.
그동안 어려웠던 회사사정을 알고 있는지라 모두들 열심히 일을 했다.
야근비가 따로 없지만 불평없이 연속으로 야근을 하고 있다.
13일밤, 사고가 터졌다.
며칠을 돌리는 프린터기가 힘이 들었나.
갑자기 테스트를 한 출력지에서 손톱으로 긁힌 것 같은 줄이 박박 새겨졌다.
이리저리 확인한 결과 프린터기 탓으로 마무리지었는데 김부장님이 아니라고 한다.
큰일이다..고..
15일에 일본에서 담당자가 제품을 확인하러 온다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
프린터기 2대가 똑같은 결과물을 가져온다. 휴우..
다음날인 어제, 사장님이 출근을 하시고 보고가 들어갔다.
일단 작업을 올스톱하라는 명령..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마그롤인가, 토너인가.. 결국 프린터기인가.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결과는 신통치 않고 분위기는 험악하기만 하다.
점심을 먹이고 세현일 보내야 하는데...
점심시간에 세현이와 신랑과 함께 쌍둥이 해장국에서 해장국을 한그릇씩 먹고 작별을 했다.
점심을 먹고나도 해결책은 보이질 않고 이리저리 전화기만 돌린다. 모두..
이성열집사가 HP 5000 프린터기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지난번에 토너 정품이 있길래 준적이 있기도 하고.. 전화를 걸고 집사님네 사무실로 달렸다.
많이 쓰지 않은 프린터기에 우리가 출력하는 문서를 꽂고 출력을 하니..
이상이 없다.
사장님께 급히 전화를 하니 금세 화색이 돌고 있음이 전화기 저편에서 보인다.
집사님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는 우리 프린터기와 바꾸어서 회사로 왔다.
천국과 지옥을 왔다리 갔다리... 피가 마른다.
물론 내가 해결을 했다. 어젯밤에 잠이 깰때마다 기도를 했다는...
오늘, 일본에서 담당자가 왔다.
푸~짐하게 점심을 대접하고 나니 내가 테스트한 제품에서 무작위로 골라 테스트를 한다.
이미 박스에다 담아놓은 제품에서 골라서 테스트, 하나씩 있는 제품도 샘플을 골라서 테스트..
엄청 신경을 쓰고 테스트를 했지만 여전히 불안불안이다.
20여개를 테스트하니 부적합품이 하나도 없다.
출근을 하지 않고 전화만 기다리는 사장님께 보고를 하니 사장님도 마음을 놓으신다.
이제 남은 500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내일도 야근이고 토요일도 늦게까지 일을 하기로 했다.
대신 설 연휴에 하루를 더 쉬게 하겠다는 나의 기발한 생각.. ㅋㅋ
저녁식사 후 모두들 열심히 일을 하는데 나는 다리가 풀리고 몸이 퍼진다.
누워서 잤으면 싶을만치 힘이 남아 있질 않다.
정말 체력이라고는 저질중의 저질이다.
남은 며칠도 최선을 다하여 좋은 제품을 내보냄으로 2009년엔 레이저테크에 대박이 주렁주렁 열리길 소망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