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용돈

여디디아 2009. 1. 8. 09:42

 

올해는 추위가 심하지 않고 겨울이 짧다고 하더니.. 난 유난히 춥다.

사무실 온풍기 하나가 고장이 나서 켜지 못하고 몇번씩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된다. 어젯밤에야 소스라치게 놀라며 창고안에 둔 석유난로 두개를 꺼냈다.

이제는 좀 나아지겠구나...싶은 아침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주현이가 아르바이트를 나간지가 며칠이 되었나.

아직 한달은 아닌것 같고, 보름정도??

구리에 있는 단란주점에 오후 6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을 하고 기본급에다 테이블당 1만원씩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얻어지는 팁이 옵션이다.

때가 때이니만큼 손님이 없을때가 많다고 한다. 많아야 하룻밤에 2-3 테이블..

완전 공치는 날도 더러있고 한팀이 드는 날도 많다.

새벽에 버스가 없어서 피씨방에서 두어시간 보내다가 첫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 7시가 조금 넘는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들어오는 녀석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젊어서 해봐야 할 것 같아서 그냥 두고본다.

 

오늘아침에도 시퍼런 얼굴로 들어서고 습관처럼 내 물음은 시작된다.

"손님 많았어?  밥은 먹었어?"

손님은 한팀이 있었고 사장님이 밤에는 된장찌개, 새벽엔 고기를 사주셨으며, 잘 대해주신다고 한다.

방으로 들어간 녀석이 엄마와 아빠를 부른다.

5만원씩을 주면서 용돈이라고 쓰시라고 한다.

"아니 이게 뭔일이야? 고맙다. 고마워"..

소리를 지르며 엉덩이를 두드리고 있는 데 뜬금없는 신랑..

"됐어, 내가 이 돈을 어떻게 쓰냐? 뒀다가 네 써라"...

(뭐야, 지가 천사야? )

깜짝 놀라서 신랑에게 한마디 한다.

"자기야, 자기가 줄땐 주는 거고 애가 용돈이라고 드릴 땐 받는거야, 빨리 받아" ㅋ

정색을 하는 나를 보더니

"그래야 하나?" 하고는 받는다.

"세현이 주지 말고 엄마가 써, 세현인 따로줄께"라는 주현이의 말을 들으니 아침부터 팔불출이 된다.

 

용돈은 아니 공짜는 누가줘도 좋은 것이지만 아침부터 아들이 주는 용돈은 정말 나를 기분좋게 하고 하루를 신나게 만든다.

 

'정말이지, 돈이 이렇게 좋은건가?'

내가 아들은 제대로 두었구나. ㅋㅋ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돈 5만원에 완전히 정신나간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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