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김인호씨, 이진옥씨
충성!
일병 김세현입니다.
작은아들이 두분의 결혼기념일과 연말이기도 해서 거의 5개월만에 펜을 듭니다!!
12월11일엔 두분의 결혼기념일인데 전화한통 밖에 (문자한통) 못드린 점 아들의 도리로써 어긋난 것 같아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그래도 이런 편지 한통이 군인으로서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고의 결혼기념일 선물 아니겠습니까~?
벌써 결혼하신지 25년이나 됐네요.
그래도 한해한해를 넘기는 시점에 항상 두분이서 오붓하게 결혼기념일을 보내시는걸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때론 많이 다투실때도 있지만 그것도 다 저희 두 아들과 두분의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실꺼라 믿고 있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첫휴가를 나갈때의 설레임과 멀리서 엄마가 전화기를 꼭 붙잡고 저를 기다리는 모습, 날 알아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는 엄마, 멀리 차에서 절 기다리시며 남몰래 눈물을 훔쳐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가족은 정말 날 많이 아끼고 사랑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벌써 두번의 휴가를 짧은 기간에 갔다왔지만 전 여전히 우리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엄마 아빠의 점점 늘어가는 흰머리를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곧 9박10일로 휴가를 나가면 집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항상 밖에 싸돌아 다니며 운전하니까 어디 놀러가는 것도 귀찮고 그냥 우리집 빨간소파가 생각납니다!
이사가면 다른 소파가 올라나?
아무튼 엄마 아빠!!
항상 건강하고 내가 엄마 아빠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고, 엄마아빠가 날 위해 기도하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까 2010년 3월10일까지만 참아줘!!
형도 금방 왔잖아! 알았지?
전화 자주할께요.
사랑해 ♡
08. 12. 20 군인 작은아들이.
*성탄절에 받은 세현이의 편지,
왜 이렇게 어리기만 한지...
그대로 좋기만 하다는...
편지를 읽고는 신랑과 또 눈물을 질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