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 중에서
이 수 명(1965~ )
일요일에는
강물이 얕아진다, 나는 뾰족한 발가락으로 강바닥과 이야기를 나눈다.
물풀 위에 앉아 모래로 이루어진 절벽이 춤추는 것을 바라본다.
바위들은 입을 벌리고, 자동차들이 뛰어다닌다.
내가 데리고 나간 원숭이가 모래 춤을 춘다.
일요일에는
빛이 그림자를 남기지않는다.
빛은 나를 통과하고 나와 함께 서 있는
내 강의 바닥을 통과한다.
- 중 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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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는 강물만 얕아지는게 아니고 시간도 얕아진다.
얇은 幕이 얹힌듯 하루는 가뿐하여 날아가 버릴듯하다.
일요일에는 내 몸에 날개가 달린다.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지하로 구르듯이 뛰어도
피곤치 않다. 통통튀는 발거음사이로 일요일은 춤을 춘다.
빛이 그림자를 만들 시간조차 허락질 않고
빛이 나를 통과할 시간조차 두려워한다.
일요일은 내게 빛이며
나는 일요일이면 빛이 된다.
내게 빛을 주신 그분으로 인하여 나는 웃으며
그분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리라.
내일이 일요일이다.
내 둔한 몸에 날개가 달리는
지하에서 2층으로 통통튀어 오르는 고무풍선같은
마흔의 중반을 넘은 내가 기쁨이 충만한 날이다.
해서..
감사함이라니...........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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