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입마춤

여디디아 2005. 3. 14. 10:00

입 마 춤

 

 

서 정 주(1915-2000)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작구 다라나고

울타리는 막우 자빠뜨려 노코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 낭기

하누바람 이랑 별이 모다 웃습네요

풋풋한 산노루떼 언덕마다 한마릿식

개고리는 개고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구비 강물은 서천으로 흘러 나려....

땅에 긴 긴 입마춤은 오오 몸소리친

쑥니풀  지근지근 니빨이 히허옇게

즘생스런 우슴은 달드라 달드라 우름가치

달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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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오르고

점심을 먹은후 온몸이 춘곤증에 노곤하고

30분만 잤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다가들때,

노란 유채꽃 위에선 벌들이 짝짓기하고

진달래와 개나리 꽃 위에선 나비가 짝짓기 하리라.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살아있는 모든 생물이

처음이듯이 사랑을 하리라.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를 껴안으며

달콤한 입마춤을 함으로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리라.

봄!!

늘 새로운 사랑을 꿈꾸게 만드는 봄,

나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 볼꺼나?

그러고보니 이미 가시내를 넘어서 아줌마를

건너가고 있는 내가 아닌가.

맙소사!!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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