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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의 말
최 승 호(1954~ )
눈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우상도 두지 않았다.
팔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나는 구제하지 않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 일만으로 충분히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고행보다는 잠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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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
뱀, 거머리, 지렁이... 다시 윽..
내가 가장 싫어하는 연체동물들이다.
지렁이는 깨끗한 곳만 좋아한다고 더럽지 않다고
나를 다독이던 사람이 누구였나.
장마철을 맞아 맘에 드는 우산을 쓰고
비를 맞아본 적이 있는가.
빨간체크 무늬가 그려졌던 우산,
그린생이 가득하던 풀밭같던 우산,
곤색의 끄트머리에 버버리의 무늬가
나란하게 줄맞춤하던 우산,
지금은 카기색의 체크무늬가 차분하게 그려진 우산,
우산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함께 어우려
비를 맞는 기분은 얼마나 황홀한 편안함인지..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흙바닥을 뒹구는 지렁이가 없기 때문,
오늘도 봄비의 예보가 있었고
내일도 봄비를 예고하는 기상캐스터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앞으로 기다린듯이 내릴 비를 지렁이 없이
느낄수는 정녕 없는 것일까?
자연이 살아있기 때문이라구?
하나님!!
비를 내려주시되 지렁이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제 눈에만 뜨지 않게 해주세요.
네??
(진옥이의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