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이 쓰다 - 중에서
정끝별(1964~ )
파나마A형 독감에 걸려 먹는 밥이 쓰다
변해가는 애인을 생각하며 먹는 밥이 쓰고
늘어가는 빚 걱정을 하며 먹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달아도 시원찮을 이 나이에 벌써
밥이 쓰다
돈을 쓰고 머리를 쓰고 손을 쓰고 말을 쓰고
수를 쓰고 몸을 쓰고 힘을 쓰고 억지를 쓰고
색을 쓰고 글을 쓰고 안경을 쓰고 모자를 쓰고
약을 쓰고 관을 쓰고 쓰고 싶어 별루무 짓을 다 쓰고 쓰다
쓰는 것에 지쳐 밥이 쓰다
- 중 략 -
쓴 밥을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며
꼭 꼭 씹어 삼키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세상을 덜 쓰면서 살라고
떼꿍한 눈이 머리를 쓰다듬는 저녁
목메인 밥을 쓴다.
------------------------------------------------------------
분홍의 투피스 아래로 새다리 같은 종아리를 드러내고
반듯한 퍼머머리 아래로 흰색의 스카프를 둘렀던
이름이 촌스러워 시인조차 촌스러우려니...했더니
이름마져 세련되어 지는 순간의 시인은 천상 여자인것을...
'가지에 가지가 걸려'라는 시를 낭송하며
용문산의 나뭇가지에 눈을 던지던 시인,
시 속에 들어있던 '가지에 가지가 걸림'은
내 목울대를 아프게 함으로 눈물을 떨쿠게 하더니...
맑은 공기를 폐부까지 들이키던 공기같이 해맑은 시인,
그녀를 바라보는 나는 이미 질투를 넘어서서 존경의 마음이
감동으로, 눈물로, 한편의 시로 스미던 것을...
한웅큼의 몸이던 시인의 목으로 넘어가던 밥이 쓰게 느껴지던
파나마A형 독감이 이제쯤은 흔적조차 없으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정끝별(1964~ )
파나마A형 독감에 걸려 먹는 밥이 쓰다
변해가는 애인을 생각하며 먹는 밥이 쓰고
늘어가는 빚 걱정을 하며 먹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달아도 시원찮을 이 나이에 벌써
밥이 쓰다
돈을 쓰고 머리를 쓰고 손을 쓰고 말을 쓰고
수를 쓰고 몸을 쓰고 힘을 쓰고 억지를 쓰고
색을 쓰고 글을 쓰고 안경을 쓰고 모자를 쓰고
약을 쓰고 관을 쓰고 쓰고 싶어 별루무 짓을 다 쓰고 쓰다
쓰는 것에 지쳐 밥이 쓰다
- 중 략 -
쓴 밥을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며
꼭 꼭 씹어 삼키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세상을 덜 쓰면서 살라고
떼꿍한 눈이 머리를 쓰다듬는 저녁
목메인 밥을 쓴다.
------------------------------------------------------------
분홍의 투피스 아래로 새다리 같은 종아리를 드러내고
반듯한 퍼머머리 아래로 흰색의 스카프를 둘렀던
이름이 촌스러워 시인조차 촌스러우려니...했더니
이름마져 세련되어 지는 순간의 시인은 천상 여자인것을...
'가지에 가지가 걸려'라는 시를 낭송하며
용문산의 나뭇가지에 눈을 던지던 시인,
시 속에 들어있던 '가지에 가지가 걸림'은
내 목울대를 아프게 함으로 눈물을 떨쿠게 하더니...
맑은 공기를 폐부까지 들이키던 공기같이 해맑은 시인,
그녀를 바라보는 나는 이미 질투를 넘어서서 존경의 마음이
감동으로, 눈물로, 한편의 시로 스미던 것을...
한웅큼의 몸이던 시인의 목으로 넘어가던 밥이 쓰게 느껴지던
파나마A형 독감이 이제쯤은 흔적조차 없으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喜)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메모 :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시가 있는 오후.. (0) | 2006.08.01 |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6.08.01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6.08.01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6.08.01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6.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