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여디디아 2006. 8. 1. 14:43
식 사 법

김 경 미(1959~ )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 중 략 -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거 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을 잘 넘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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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삶을 잘 넘기기 위하여
쌀알빛 고요를 담아내야 하고
질 발효된 김치를 들이켜야 하고,
물맛 좋은 곳을 찾아 약수를 퍼날라야 하는가?
잘 익히고 잘 씹고, 잘 삼키는 거,
그렇게 보내는게 삶이라는거지.

삶이란
누군가에게 정성을 쏟고 어딘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봉화에서 흙을 파는 할아버진 그러던데..

설익은 밥알을 모래알처럼 씹어내는 날,
오래전에 들어간 밥알조차 어쩌면 다시
퉁퉁 불은채로 살아나려는 날..
잘 넘기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삶이란 얼마나 어렵고 고단한 숙제인지..
우리는 알지않은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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