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여디디아 2006. 8. 1. 14:43
.. '쉬'--- 부분에서

문 인 수(1945~ )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시원하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었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 중 략 -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
모퉁이를 돌다 당신을 만났다면 우연일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당신 가슴에 못으로 남았다면
그또한 우연일까.

유월스므닷새,
음력으로 이 날은 이미 23년전에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장소를 바꿈한 아직도 처렁처렁한 목소리를 지닌,
내게 이 세상에서 살도록 끈을 주신 아버지의 기일인데..
양력 유월스므닷새에 이 글을 읽은 나는
우연인가..

새털처럼 가벼운 아버지를 안고, 아버지가 민망할까 농으로
'쉬'를 뉜 아들의 한숨과, 아직도 아들이기만한,
이미 으스름한 노인에게 가벼운 노인의 몸 움추림...
마른 손끝으로 전해지는 父子의 모습이
상갓집 마당에 걸린 謹弔라 불켜진 등불처럼 쓸쓸한데...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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