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 중에서
김 백 겸(1953~ )
숲 속에 자작나무는 전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였다
봄이 오면 새 잎을 피우고
가을이 오면 흰 가지로써 바람에 온몸을 내맡기는
뿌리에 온몸의 생명을 내려보내 부활의 시간을 기다리는
목숨의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였다
숲 속에 자작나무는 어느날 불멸의
환상을 품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질서를 믿기 시작했고
흰 몸과 푸른 잎들은 신의 마음으로 타고있는
불길임을 자각했다
흰 몸과 푸른 잎들이 불사조처럼 날아가
빛과 하나가 되는 존재임을 믿기 시작했다
숲 속에 자작나무는 그 때부터 마음에
빛을 내기 시작했고
신의 모습을 본 모세처럼
숲의 운명을 나무들에게 빛의 침묵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
회사입구에 작고 볼품없는 밤나무 한그루가
악세서리 같은 밤송이를 매단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다.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은밀한 인사를 보내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
겨울의 눈보라를 맞을때, 가난한 밤나무는
필시 죽은듯 싶었는데
봄이면 새로운 순을 틔워 여전함을 말하고
여름이 시작하는날, 자북한 밤꽃을 피움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찌는듯한 햇살마져 묵묵히 받아넘김으로
흰 과육에 살을 보태는 작고 볼품없는 나무,
추석이 가까운 날엔 무심한 사람들의 눈길이
지난날들을 잊은채 돌을 던지고 나뭇가지를 던짐으로
거기 밤나무가 있었음을 깨닫는 사람들.
언제부턴가 밤나무를 바라보며
계절의 오감을 느꼈고, 살아있는 날들의 푸르름을 깨달았고
내일이 존재함을 또한 감사하며 기다리는데..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다는건
얼마나 큰 위로인가.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계절위로 흘러가는 고난의 시간들을
견딜수 있도록 나를 잡아주니 말이다.
초록의 이파리들과 보드라운 밤송이위로
여름바람이 스쳐 내 두터운 살들위로 부딪히는
날, 살아있는 여름은 덥기도 하는것을..
(진옥이의 한마디!!)
김 백 겸(1953~ )
숲 속에 자작나무는 전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였다
봄이 오면 새 잎을 피우고
가을이 오면 흰 가지로써 바람에 온몸을 내맡기는
뿌리에 온몸의 생명을 내려보내 부활의 시간을 기다리는
목숨의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였다
숲 속에 자작나무는 어느날 불멸의
환상을 품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질서를 믿기 시작했고
흰 몸과 푸른 잎들은 신의 마음으로 타고있는
불길임을 자각했다
흰 몸과 푸른 잎들이 불사조처럼 날아가
빛과 하나가 되는 존재임을 믿기 시작했다
숲 속에 자작나무는 그 때부터 마음에
빛을 내기 시작했고
신의 모습을 본 모세처럼
숲의 운명을 나무들에게 빛의 침묵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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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입구에 작고 볼품없는 밤나무 한그루가
악세서리 같은 밤송이를 매단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다.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은밀한 인사를 보내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
겨울의 눈보라를 맞을때, 가난한 밤나무는
필시 죽은듯 싶었는데
봄이면 새로운 순을 틔워 여전함을 말하고
여름이 시작하는날, 자북한 밤꽃을 피움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찌는듯한 햇살마져 묵묵히 받아넘김으로
흰 과육에 살을 보태는 작고 볼품없는 나무,
추석이 가까운 날엔 무심한 사람들의 눈길이
지난날들을 잊은채 돌을 던지고 나뭇가지를 던짐으로
거기 밤나무가 있었음을 깨닫는 사람들.
언제부턴가 밤나무를 바라보며
계절의 오감을 느꼈고, 살아있는 날들의 푸르름을 깨달았고
내일이 존재함을 또한 감사하며 기다리는데..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다는건
얼마나 큰 위로인가.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계절위로 흘러가는 고난의 시간들을
견딜수 있도록 나를 잡아주니 말이다.
초록의 이파리들과 보드라운 밤송이위로
여름바람이 스쳐 내 두터운 살들위로 부딪히는
날, 살아있는 여름은 덥기도 하는것을..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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