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막 말
정 양(1942~ )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바다
저만치서 무심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
중앙일보를 넘겨 읽으며
여전히 나를 붙드는 코너,
'토막말'이라는 시를 읽으며 매미처럼 크게 웃고픈
나를 만나며 이 시를 즐기려는데..
25회 김정섭의 소식을 접하며
'토막말'이라는 시가 왜 이렇게 가슴을 저리는
아픔인지..알 것만 같다.
하얀 얼굴에 작은 눈,
친구와 나란한 모습으로 오르내리며
가끔 아빠의 이종누님인 엄마를 보며
얌전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던 수줍던 모습,
가끔 심부름으로 무언가를 전해주고 가던 모습,
순하고 맑은 소년의 모습이었는데..
가족들이 즐기는 마지막 휴가임을
그들이 어찌 알았을까,
도란거리며 나누는 이야기들이,
짜증내며 툭 뱉은 무심한 말들이,
물병을 건네며 같이 나누던 웃음들이,
중앙고속도로의 정다운 풍경들이,
그들가족의 마지막 여행임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을까?
고 김정섭후배의 명복을 빕니다!!
(진옥이의 한마디!!)
추신: 가수 동방신기의 밴과 충돌한 교통사고의 에스페로 운전자 김모씨가 초등학교 4년 후배입니다.
정 양(1942~ )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바다
저만치서 무심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
중앙일보를 넘겨 읽으며
여전히 나를 붙드는 코너,
'토막말'이라는 시를 읽으며 매미처럼 크게 웃고픈
나를 만나며 이 시를 즐기려는데..
25회 김정섭의 소식을 접하며
'토막말'이라는 시가 왜 이렇게 가슴을 저리는
아픔인지..알 것만 같다.
하얀 얼굴에 작은 눈,
친구와 나란한 모습으로 오르내리며
가끔 아빠의 이종누님인 엄마를 보며
얌전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던 수줍던 모습,
가끔 심부름으로 무언가를 전해주고 가던 모습,
순하고 맑은 소년의 모습이었는데..
가족들이 즐기는 마지막 휴가임을
그들이 어찌 알았을까,
도란거리며 나누는 이야기들이,
짜증내며 툭 뱉은 무심한 말들이,
물병을 건네며 같이 나누던 웃음들이,
중앙고속도로의 정다운 풍경들이,
그들가족의 마지막 여행임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을까?
고 김정섭후배의 명복을 빕니다!!
(진옥이의 한마디!!)
추신: 가수 동방신기의 밴과 충돌한 교통사고의 에스페로 운전자 김모씨가 초등학교 4년 후배입니다.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메모 :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