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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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아 2005. 3. 12. 05:34
대해 속의 고깔모자 - 중에서

이 향 지(1942~ )


- 1, 2연 생략 -

모자 위의 햇살은 번철 같다
너무 타서 집적거리지도 않는 에그 프라이

모자 속의 시계는 느리다
돌담을 기어오르는 담쟁이넝쿨처럼
느릿느릿 간섭하며 간다
머리카락 끝에서 발톱 끝까지,
흡,착,흡,착, 훑으며 간다
어느 쪽으로 가나 수평선에 갇힐 것이므로
반짝이는 수면마다 지나간 것들이나
가득히 펼쳐질 것이므로

트럭 짐칸을 얻어 타고 곧추선 언덕을 넘는 동안이
풍경과 속도의 궁전이다.

- 후 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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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스럽게 무더웠던 여름,
경춘국도에 내리치는 햇살위에다
계란을 깨트리면 후라이가 되고
애기호박과 감자, 풋고추 썰은것에 밀가루를
쏟아붓고, 질겅질겅 개어서
아스팔트 위에 부으면 뒤집지 않아도
노릇한 부치개가 될듯 하던 여름,
경춘국도에 늘어지게 깔린 자동차들을
정리해야 하는 처서,
간섭하던 시어머니들의 잔소리도 이쯤에서
여름을 정리하듯이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10년만의 무더위도,
짐칸을 얻어 타고 곧추선 언덕을 넘어가는
'동안'의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곧,
겨울이 우릴 괴롭히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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