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반탑
복 효 근(1962~ )
탑이 춤추듯 걸어가네
5층탑이네
좁은 시장골목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함 같은 스텐 그릇엔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져
저 아니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을 먹으면
밥먹는 시장 사람들이 부처만 같아서
싸는 똥도 향그런
탑만 같겠네
-----------------------------------
3일, 8일에 서는 마석장날,
촌스럽게 묶여진 깻잎 몇단을,
동그란 호박 몇알을,
깊은 산속에서 서식한다는 양지버섯 몇송이,
지난봄,
바람이라도 나고팠던 신록의 설레임에
허리숙여 꺾은 고사리를 붉은 노끈으로 묶은채
앞에 두고 지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촌로들의 고단함...
고단한 모습앞으로 5층 석탑을
머리에 얹은채 건들건들 걸어가는 아줌마들,
쌓인 밥을 헐어서 먹을수 있는 자들,
행복한 자들이어라,
밥 대신 짜장면을 허겁지겁 당겨올리는
과일장수 아저씨, 꽃장수 아줌마,
그나마도 행복하여라.
손마디가 휘도록 가꾸고 말린 채소 한줌을
앞에둔 촌로들은 5층밥을 구경하고
검게 얽히는 짜장면을 구경하며
꼬르륵 소리나는 배를 움켜쥐며 인내하는
그들의 굶주림을 나는 보았는데.
바라보는 나는 마음이 아팠지만
고픈 배를 참는 그들앞에 또한 사치가 아닐었을지.
(진옥이의 한마디!!)
복 효 근(1962~ )
탑이 춤추듯 걸어가네
5층탑이네
좁은 시장골목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함 같은 스텐 그릇엔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져
저 아니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을 먹으면
밥먹는 시장 사람들이 부처만 같아서
싸는 똥도 향그런
탑만 같겠네
-----------------------------------
3일, 8일에 서는 마석장날,
촌스럽게 묶여진 깻잎 몇단을,
동그란 호박 몇알을,
깊은 산속에서 서식한다는 양지버섯 몇송이,
지난봄,
바람이라도 나고팠던 신록의 설레임에
허리숙여 꺾은 고사리를 붉은 노끈으로 묶은채
앞에 두고 지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촌로들의 고단함...
고단한 모습앞으로 5층 석탑을
머리에 얹은채 건들건들 걸어가는 아줌마들,
쌓인 밥을 헐어서 먹을수 있는 자들,
행복한 자들이어라,
밥 대신 짜장면을 허겁지겁 당겨올리는
과일장수 아저씨, 꽃장수 아줌마,
그나마도 행복하여라.
손마디가 휘도록 가꾸고 말린 채소 한줌을
앞에둔 촌로들은 5층밥을 구경하고
검게 얽히는 짜장면을 구경하며
꼬르륵 소리나는 배를 움켜쥐며 인내하는
그들의 굶주림을 나는 보았는데.
바라보는 나는 마음이 아팠지만
고픈 배를 참는 그들앞에 또한 사치가 아닐었을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메모 :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