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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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아 2005. 3. 12. 05:25
먼지 속으로 - 중에서


이 명 주(1952~ )


세상 어디에도
계속 이어지는 길은 없다고
어느 날 너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비좁고 불편한 12시간의 비행 끝에
어딘가 있을 그 길을 찾아
바람이 만든 사막에 갔다

영원을 지키기 위해
4500년 그 먼 길을 걸어 온
스핑크스 그를 배면으로
찰칵, 카메라 셔터가 눌러지는 그 순간,
낮게 그가 말했다

영원이라는 것........ 그것은 바람에
날아가는 먼지야
초점에 맞추어 있던 시간을 그에게 돌리자
그는 먼지 속으로 / 이미
돌아가고 없었다

- 후 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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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럴때가 있다.
아우성 같이 요란하던 하루를 보내고,
피투성이가 된채로 잠자리에 들때,
눈앞에 보이는 낮은 천정이 나를 쉬게 하고
나를 감싸는 얄팍하고 포근한 이불이 있고
나를 받아주는 머리맡의 베개와
종일을 수고한 다리를 받쳐주는 다리밑의 베개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게 맞춤한 방 안의 공기가,
나를 끝없는 게으름으로 몰고갈 때..
아니,
그 모든 조건까지 내게 없더라도
밤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시간이 아득한
평화와 행복을 느끼게 할 때
그때 난 조병화 시인이 노래한 '공존의 이유'를
가만히 되새겨본다.
'밤은 가난한 자들의 최대의 행복...' 이라는..
그리고 소망한다.
이 밤에 영원으로 이어지기를..
푸르름으로 시작하는 새벽이, 아침이
다시는 내앞에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래움으로.
윤기잃은 머리카락이 베개위에 뒹굴고
파삭거리는 살비듬이 다리위에 꺼칠한 시간,
다시는 찾지 않을듯한 이불의 흔들림을 보며
오가는 시간들의 버릇을 습관처럼 확인하는데..
하물며 영원임에야.. 영원임에야..
혼자만의 시간에 영원이 있다면 그 무슨 의미일까?
영원이 아니면 또어때?
눈 흘기며 마주웃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약속된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말이다.
'영원'까지 욕심내진 말자.
이 모든 틈들이 먼지속으로 돌아갈지라도...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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