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장 석 주(1954~ )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보지 못한 느림!
---------------------------------
서울로 수학여행 오던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이른아침에 영천역에서 탄 열차는 끝이없이 달리기만 했는데,
몇시간을 걸쳐서 느리게 움직이던 열차,
언제부턴가 무궁화호가 무궁화처럼 환하게 생겼고
초가지붕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고
호롱불이 전깃불로 바뀌듯이
새마을호가 꿈인듯이 바뀌더니,
이젠 초고속철이 서울에서 대구를 2시간30분만에
데려다 놓고말았다.
시간의 흐름마냥 빨라지는 현실,
쳐지지 않으려는 나의 몸짓은 차라리 발악이다.
내 발악을 비웃듯이
높아지는 숫자들과 높아지는 아파트의 층 수들..
여유롭게 숨을 들이키기 위해 하루를
비우고 나면 수북하게 쌓이는 시간들의 틈새들..
언제쯤 느리게, 단순하게, 고요히
살아볼 수 있을까.
아침이면 안개가 퍼지는 모양을 바라보고
저녁무렵의 서러움에 새삼 눈물도 짓고
풀벌레 우는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는,
가을하늘에 솜털처럼 퍼진 구름위에
고요하게 나를 실어도 보고
어느 낯모르는 도시에 나를 내려도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언제쯤 내가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진옥이의 한마디!)
장 석 주(1954~ )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보지 못한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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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수학여행 오던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이른아침에 영천역에서 탄 열차는 끝이없이 달리기만 했는데,
몇시간을 걸쳐서 느리게 움직이던 열차,
언제부턴가 무궁화호가 무궁화처럼 환하게 생겼고
초가지붕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고
호롱불이 전깃불로 바뀌듯이
새마을호가 꿈인듯이 바뀌더니,
이젠 초고속철이 서울에서 대구를 2시간30분만에
데려다 놓고말았다.
시간의 흐름마냥 빨라지는 현실,
쳐지지 않으려는 나의 몸짓은 차라리 발악이다.
내 발악을 비웃듯이
높아지는 숫자들과 높아지는 아파트의 층 수들..
여유롭게 숨을 들이키기 위해 하루를
비우고 나면 수북하게 쌓이는 시간들의 틈새들..
언제쯤 느리게, 단순하게, 고요히
살아볼 수 있을까.
아침이면 안개가 퍼지는 모양을 바라보고
저녁무렵의 서러움에 새삼 눈물도 짓고
풀벌레 우는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는,
가을하늘에 솜털처럼 퍼진 구름위에
고요하게 나를 실어도 보고
어느 낯모르는 도시에 나를 내려도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언제쯤 내가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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