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성사
김 종 철(1947~ )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했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
어릴 때는 못은 벽에만 박는줄 알았다.
사진을 걸기위해, 옷을 걸어두기 위해
아버지나 오빠가 흙덩어리가 쌓여진 벽에
탕탕 박아두는줄 알았었다.
못을 박을 사람은 남자여야 하는 것,
못이 박힐 자리는 벽이어야 하는 것,
박힌 못의 용도는 무언가를 걸기 위함이란거..
순수하고 때묻지 않던 유년의 시절로 다시 갈 수 없으니...
그건 또 언제부턴가,
못이란 벽에 박은 것보다 마음에 박은 것이
더욱 견고하고 단단한 것임을 알았던 거..
내 마음에 박은 것보다 남의 마음에 박은 못이
더욱 튼튼하여 여간해선 빠지질 않는 거라는거,
쉽게 못을 박고 있는건 손이 아니라 입이라는거..
입으로도 못을 박을 수 있다는걸 깨달은 때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있었고,
딸이 아닌 며느리란 이름이 훈장처럼 매달렸는데...
내 마음에도 못이 박혔습니다.
휘어지고 휘어져 벽을 부수지 않고는 뺄 수 없는 못,
아내 앞에서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처럼
어쩌면 뽑아낼 염조차 하지 않은 못이
내 속의 오장육부를 찌르고 있어
어느날 나는 녹슨 못의 모습처럼
쇳물같은 피를 뚝뚝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옥이의 한마디!!)
김 종 철(1947~ )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했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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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못은 벽에만 박는줄 알았다.
사진을 걸기위해, 옷을 걸어두기 위해
아버지나 오빠가 흙덩어리가 쌓여진 벽에
탕탕 박아두는줄 알았었다.
못을 박을 사람은 남자여야 하는 것,
못이 박힐 자리는 벽이어야 하는 것,
박힌 못의 용도는 무언가를 걸기 위함이란거..
순수하고 때묻지 않던 유년의 시절로 다시 갈 수 없으니...
그건 또 언제부턴가,
못이란 벽에 박은 것보다 마음에 박은 것이
더욱 견고하고 단단한 것임을 알았던 거..
내 마음에 박은 것보다 남의 마음에 박은 못이
더욱 튼튼하여 여간해선 빠지질 않는 거라는거,
쉽게 못을 박고 있는건 손이 아니라 입이라는거..
입으로도 못을 박을 수 있다는걸 깨달은 때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있었고,
딸이 아닌 며느리란 이름이 훈장처럼 매달렸는데...
내 마음에도 못이 박혔습니다.
휘어지고 휘어져 벽을 부수지 않고는 뺄 수 없는 못,
아내 앞에서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처럼
어쩌면 뽑아낼 염조차 하지 않은 못이
내 속의 오장육부를 찌르고 있어
어느날 나는 녹슨 못의 모습처럼
쇳물같은 피를 뚝뚝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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