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여디디아 2005. 3. 12. 05:20
기 린 - 중에서


박 상 순(1961~ )


밤의 바닷가에 앉아 양말을 신는다.

기린이 달려오는 것 같다.

벗어놓은 웃옷을 걸친다.

아직도 기린이 달려오는 것 같다.

기린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다란 목이 바다에서 올라와 밤의 모래밭을 달려

내게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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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황찬란한 불빛들을 매달고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가을을 보내며 겨울로 들어서는 이들을
유혹하는 바다,
밤바다에 앉아 양말을 벗기보다
이미 채워진 단추를 여미느라 정신이 없는데..
아무리 바라봐도 기린은 상상조차 못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한 켤레의 양말을 더
껴신고 싶건만..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도
흰거품을 내몰며 다가드는 파도조차도
서걱이며 흩어지는 모래까지도
곁에서서 바라보는 당신조차도
모두가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거늘..
바다를 보며 기린을 생각하는 별종도 있다는 사실이
별스럽다.
그래서 예술인가 보다.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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